뉴스스탠드 타고 종편 네이버 진출?…“형평성에 문제”
새로 선보인 뉴스스탠드에서도 ‘미녀’·‘경악’은 여전
허완·이정환 기자 | nina@mediatoday.co.kr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새해부터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일부 종합편성채널들이 모회사나 계열사 뉴스페이지에 자사 기사를 끼워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허용되지 않던 방식이다. 네이버는 일단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언론사들의 ‘선정성’ 경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자사 뉴스스탠드 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JTBC 투데이 핫’이라는 별도 섹션을 마련했다. 해당 이미지를 클릭하면 중앙일보가 아니라 JTBC 홈페이지에 게재된 해당 기사로 곧바로 연결된다. 과학동아는 ‘채널A 과학뉴스’ 콘텐츠를 자사 홈페이지에 가져와 싣고, 이를 뉴스스탠드에도 반영했다. 종편은 네이버 뉴스서비스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 중앙일보 네이버 뉴스스탠드 페이지.
     
기존 뉴스캐스트에서는 이 같은 ‘끼워 넣기’가 허용되지 않았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홈페이지에서 주요기사로 (계열·자회사 콘텐츠를) 배치해서 뉴스스탠드에 그대로 반영하는 건 허용 한다”며 “(뉴스캐스트에 비해)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여러 매체를 보유한 거대 언론사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특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장은 “기준은 네이버가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별도 법인이고 도메인도 다른 경우 형평성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휴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회원사) 사이트 내에서 읽도록 연결해주는 게 원칙이어야 한다”며 “이 부분은 네이버가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봉석 NHN 미디어서비스실장은 “언론사 첫 화면과 일치되면 된다는 것 말고 다른 제약 조건은 없다”며 “종편이 우회진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2개월 테스트 기간 동안 지켜보고 문제가 심각하다 싶으면 다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언론사 재량에 맡길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언론사들의 선정성 경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뉴스캐스트는 언론사들의 ‘낚시 경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언론사들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 제목으로 독자를 ‘유인’해 트래픽을 올리는 데에만 집중해왔다. 새로 바뀐 뉴스스탠드에서는 첫 화면에 기사 제목이 사라지고, 언론사의 제호만 노출된다. 몇 단계를 더 거쳐야 기사를 읽을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뉴스스탠드에서도 언론들의 ‘낚시 경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연예 매체는 물론, 일부 경제지와 종합일간지들도 마찬가지였다.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이 쇄도했던 매일경제의 경우, 소설가 복거일씨와 전지원 전 고려대 총학생회장, 이창우 매일경제 부장대우의 ‘2030·5060’ 대담 기사에 <국회의원 얼짱 딸 ‘보수논객’ 만나 맞짱>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새롭게 바뀐 뉴스스탠드에서는 이 같은 ‘트래픽 낚시’가 통하기 어려워졌다. 네이버 메인에서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바로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두 세 단계를 더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언론사 제호를 클릭하고 뷰어를 실행시켜 기사를 클릭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읽는 방식은 뉴스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독자들에게도 꽤나 번거롭다는 평가다.
▲ 매일경제 네이버 뉴스스탠드 페이지.
     
한편 네이버는 2월 말까지는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를 동시에 서비스 할 방침이다. 3월부터는 뉴스스탠드만 남는다. 국내 언론사 대부분이 평균 절반 이상의 트래픽을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변화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마이뉴스’로 설정한 건수를 토대로 뉴스스탠드 첫 화면에 무작위 노출되는 ‘기본형’ 언론사의 진입과 퇴출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