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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등록금 고민 50대 가장의 죽음 - 경향신문

pudalz 2011. 6. 13. 13:00

 

두 아들 등록금 고민 50대 가장의 죽음

권기정 기자

 

입력 : 2011-06-10 21:46:09수정 : 2011-06-11 00:18:42

 

직장을 잃은 뒤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고민하던 50대 가장이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지난 9일 오후 10시35분쯤 부산 사상구 모라동의 한 상가건물 앞에서 권모씨(51)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이 상가의 옷가게 주인 안모씨(27)가 발견했다. 안씨는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데 비명이 들려 밖으로 나오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10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부인과 함께 부동산중개소를 차렸으나 뜻대로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다. 6년 동안 해온 부동산중개소의 문을 닫고 작은 식당을 차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식당 경영 2년 동안 1억4000여만원의 빚을 지게 됐고 결국 식당을 처분해야 했다. 잇따른 사업실패와 1억여원의 채무는 권씨를 절망에 빠뜨렸다

 

두 아들이 서울의 한 사립대와 대구의 한 국립대에 진학하면서 수천만원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권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친구가 자신이 매각하기 위해 내놓은 경남 김해의 한 모텔에서 일을 하게 해주었다. 권씨는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권씨 부부는 아예 모텔에서 숙식하면서 번 돈을 모아 두 아들의 등록금을 마련했다. 두 아들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이 모텔이 팔리면서 권씨 부부는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권씨가 숨지기 직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혼자 5층짜리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추락에 의한 골절상 외에는 타살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볼 때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