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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참가자들 "등록금은 생존의 문제" - 연합뉴스

pudalz 2011. 6. 13. 12:52

<촛불집회 참가자들 "등록금은 생존의 문제">

연합뉴스 | 김연정 | 입력 2011.06.10 21:29 | 수정 2011.06.10 22:14

 

 

대학생ㆍ학부모ㆍ고교생ㆍ직장인 동참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10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6.10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나온 학부모와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정부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등록금 문제를 피부로 느끼는 대학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학교 깃발을 들고 거리로 몰려나왔고 40~50대 학부모들도 많이 보였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와 과외를 해도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벅찬 현실이 버겁다고 했고, 학부모들은 노후를 대비할 여력도 없이 자녀 학비를 대지만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다.

이화여대 2학년생인 이지현(20.여)씨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휴학하고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한 달에 30만원인 고시원비와 생활비를 내면 돈 모으기가 빠듯하다"며 "사람들은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에겐 절박한 삶의 문제다"고 말했다.

경희대 4학년생인 봉인권(26)씨는 "졸업을 앞두고 학자금 대출이 2천만원을 넘는데 휴학을 꽉 채워서 하고도 학교 다니면서 새벽에 택배 배달을 한다"며 "취업도 잘 안 되는데 눈높이를 낮춰서 낮은 직장에 가면 연봉이 적어 어느 세월에 등록금을 상환하고 돈을 모을까 싶다"고 걱정했다.

사립대에 다니는 딸과 고3 아들을 둔 김모(53)씨는 "내 자식 문제라서 오늘 나왔다. 경기가 안 좋아 아들딸 둘 다 대학 보내려니 감당하기 힘들고 자식들 가르치느라 노후 준비도 못 했다"며 "아들은 1학년 마치면 어쩔 수 없이 군대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아들이 올해 초 대학을 졸업했다는 김현자(53.여)씨는 "보험사에서 일하면서 3년 전부터 아들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고 있는데 취직이 안돼 고민 많은 아들이 안쓰럽고 안타깝다"며 "내 아들을 빚지게 만든 비싼 대학 등록금이 꼭 낮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자ㆍ손녀를 둔 60대, 곧 있으면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고교생들, 아직도 대출한 학자금을 갚는 30대 직장인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대학생 손자, 손녀를 둔 김현욱(62)씨는 "손자가 등록금 때문에 휴학하고 손녀가 햄버거집에서 몇달 째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너무 힘들어보였다"며 "손자가 전화할 때마다 할아버지를 걱정시켜서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비싼 대학등록금 때문에 모든 가족이 힘들다"고 말했다.

두살배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조용현(36)씨는 "학자금을 버느라 4년 넘게 휴학하다가 2007년 서른두살이 돼서야 간신히 졸업했다"며 "아직도 학자금 상환이 1년이나 남았는데 등록금 문제가 남 일 같지 않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이선예(18)양은 "대학생 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집이 유복한 편이 아니라 벌써 등록금이 걱정된다"며 "중고교생도 언젠가 대학생이 될 텐데 이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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