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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후회 없는 삶 위해 투표하자 / 안도현 -한겨레

pudalz 2010. 5. 28. 15:52

 

 

[투표합시다] 아들아, 후회 없는 삶 위해 투표하자 / 안도현

 

한겨레

 

 아들아, 후회 없는 삶 위해 투표하자 / 안도현

 

대학생이 된 아들아,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는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다.

한편으로는 투표를 통해 우리의 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투표라는 절차를 거쳐서 어떤 이에게

우리의 삶에 깊숙이 개입할 권한을 우리 스스로 그에게 위임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투표에 꼭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투표는 우리의 삶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무방비로 타인의 손에 통째로 맡겨 둘 것인가의 경계선인 것이다. 이 중대한 삶의 경계선 위에서 방 안에 틀어박혀 하루를 허비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그것은 너의 권리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표는 하면 좋고 안 하면 그만인 그런 것이 아니다.

다가오는 6월2일에는 투표를 하지 않은 어떤 친구하고도 상종하지 마라. 투표를 하지 않고 딴 데 눈 돌리는 친구가 있다면 당당히 꾸짖어라. 아들아, 그게 친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느냐?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무려 여덟 번의 기표를 해야 한다. 어디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자리가 있을까마는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이 자리만큼은 꼼꼼하게 살펴 선택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다른 공직이야 혹 잘못된 선택이라도 우리 어른들이 견뎌내면 되는 자리이지만, 교육감을 잘못 선택하면 그 피해는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고스란히 겪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육감 후보만큼은 몇 번을 살피고 또 살펴 선택하여라.

최근 교육계에는 또다시 파면과 해임의 광풍이 불고 있다. 교육감 후보를 선택할 때는 누가 이 교사들을 지켜낼 수 있는지 곰곰이 따져보아라. 그리고 누가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지 않고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잘 살펴보아라.

아들아, 부탁한다. 반드시 투표하고, 후회하지 않을 사람을 뽑아라.

안도현 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기사등록 :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