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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막는 다는 것 - 진알시 하다가

pudalz 2010. 1. 8. 13:39

매주 금요일은 강북진알시 하는 날이다.

진알시 하는 날엔 심심치 않게 롯데백화점 직원과 싸우게 된다. 마치 역사 직원과 실갱이 하듯이.

내가 싸우면 밀알 형님이 원만하게 사태해결을 하신다.

롯데 직원도 아침부터 그러고 싶어서 시민의 삶에 끼어들거나 시민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추운날씨에도 도로에 나서 교통경찰관처럼 도로관리에 나서고 역사의 통행을 관리하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사기업이 시민의 보행 또는 통행 내지 행동을 제지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 곳은 백화점 관리(관할)구역이므로 저쪽에 가서 해라"

촛불문화제를 하다가 롯데백화점 인근 지하철 역사 앞쪽에서 전단을 나눠주면 롯데백화점 관할구역이라고 롯데직원들이  제지한다.

물론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건물주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을 쫓아낸다.

그런데 롯데백화점 부근은 경우가 좀 특수하다. 역사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공공장소인가 사유지인가?

나의 상식으로는 공공장소같다. 종각역의 삼성증권 건물 앞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롯데백화점 앞도 마찬가지다. 그 앞이 차도에 접한 인도라 그곳을 지나가지 않으면 통행에 불편이 크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직원들은 롯데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만의 편리를 위해 때때로 시민의 통행이나 행동을 제어한다.

그저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길을 잘못들어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역시 직원이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돌아가란다.

나도 사정이 있으니 그냥 가겠다고 버텼다. 주행이 아니고 그냥 걸어가듯이 갔기 때문이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을 이용하다보면 롯데백화점측과 마찰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무원이 아닌 사기업 직원과 자꾸 부딪히게 된다.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역사의 관리를 사기업(롯데백화점)에 맡기는 것은 타당한가?

인도와 역사의 일부 관리를 사기업에 위탁했다면 그에 따른 관리의 책임과 권한도 사기업에 부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관리의 책임과 권한에 시민의 의사표현 행동 통행의 제지도 들어가는지 그것이 몹시 궁금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백화점 이용의 편의를 위해 직원이 길안내를 한다면 그것은 타당하다. 이쪽으로 가십시오하고

권유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안내와 권유이지 어디로 갈 지를 제어할 권리는 아닌 것 같다.

시민이나 고객의 신체를 제지할 권한까지 부여한 것일까?

큰 회사건물의 보안요원들은 때때로 수를 앞세워 시민을

위협하기도 한다.

 

땅에 길이 있다. 행위에도 길이 있다. 때로 필요에 의해 없는 길을 개척하기도 한다.

사람이 다니는 곳이 길이다. 이 길을 누가 점령하고 통행세를 받거나 통행의 가불가를 허가하는 것은 타당한가?

모두 또는 다수의 동의에 의해 가불가가 정해질 것이다.

지금의 통행제지, 길을 막아서는 행위는 동의나 허락이 전제된 것일까?

길을 막는 다는 것은 개인의 인권 시민권을 제약하는 것이고 흐름의 정체를 야기할 수 있고

생활의 불편을 초래한다. 사회는 길과 다리 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어떤 것 하나라도

막거나 막도록 방기하면  어떤 불행의 불씨가 사회를 위협하는 화마로 번질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지뢰밭이 우리 속에 도사리게 된다.

강을 막지 않고 흐르게 내버려 두어야 하듯이

인간이 다니는 길도 막아서면 안 된다.

길은 가고 싶다. 뻗고 싶다. 그래서 길이 우리를 뛰게 멀리 가게 한다.

길이 가고 싶듯이 우리도 가고 싶고 우리가 가고 싶듯이 길도 가고 싶다.

우리의 갈길은 우리가 만들어야한다. 더러울 땐 피해가야 하나?

 

국가와 정부가 아닌 일개 기업이나 건물주가 길을 막아서는 횡포를 겪으며 느끼는 것은

이 모든 모순 갈등 대치의 근저에 사유지의 모순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모두가 공유하는 지구의 땅을 누군가 점유하도록 허락한 것에서 이 모든 갈등이 출발하는 것 같다.

 

법은 모르겠고 그냥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공무원이 아닌 사기업 직원의 제지를 받아야 하는 것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며.  먼 결론도 없고 내용도 없고 답답해서 그냥 그렇다는

 

지지난 해와 지난 한해 경찰당국의 통행제지로 많은 불편을 겪었다(자존심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 물론 경찰당국의 공무집행은 권한 밖의 공권력남용 또는 일탈행위라 여겨진다.

그런데 살면서 더 골이 흔들리는 것은 공권력도 아닌 일개 기업들에 의한 통행제지나 행동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볼 때 도덕성과 역사의식이 없는 정부는 시민권을 아주 많이 침해하고 특정이익세력의 부를 위해

앗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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