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언론재단 노조, 문화부 하수인 노릇”
한겨레 | 기사입력 2008.11.03 19:06
[한겨레] 사표 낸 정운현 이사, 블로그서 정권·노조에 쓴소리
"노조가 딱합니다. 결과적으로 노조가 문화부 행동대 노릇을 한 셈이죠. 언론계 노조가 문화부의 부당한 압박에 저항하진 못할망정 제 밥그릇만 챙겼단 외부 비판을 고스란히 감수하게 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종용으로 한국언론재단 박래부 이사장과 함께 지난달 31일 사표를 제출한 정운현(사진) 언론재단 연구이사는 3일 < 한겨레 > 와의 통화에서 재단 노조에 대한 씁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31일 자신의 블로그에 '시월의 마지막날 사표를 썼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재단의 약점을 걸고 넘어진 문화부와 "목줄을 쥐고 있는 문화부의 하수인 노릇을 마다하지 않은 노조"의 행태 등 그간의 뒷얘기를 밝혔다.
특히 그는 문화부 산하기관인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까지 퇴진을 위한 행동대원으로 동원됐다고 밝혔다. 재단이 입주해 있는 한국언론회관 건물 12~20층의 소유권은 코바코가, 운영권은 재단이 갖고 있다. 그는 "재단 노조가 임원 퇴진운동을 벌이던 어느날 (이명박 캠프 출신인) 방송광고공사 사장 명의의 공문이 왔다"며 그 내용은 "관리운영권을 내년에는 갱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엄포였다고 했다. "문화부가 참으로 무책임합니다. 직원들 횡령 징계건과 근무평정 등 현 임원진이 처리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어 사퇴 시한 연기 요청을 했는데도 거부했습니다."
그는 문화부의 '재단 흔들기'에 동조해 임원퇴진운동을 벌인 노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졸초임 4300만원, 평균연봉 6500만원을 받는 직원들이 '생존권' 운운하는 것도 우스웠지만, 이들이 농성을 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민주인사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다 들었다"고 적었다.
왜 유독 언론재단 경영진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셌을까? 그는 "언론재단엔 이사장 1인, 상임이사 3인 등 '자리'가 4개나 된다. 한번 흔들면 이른바 '1타 4피'가 나오니 언론계 출신 이명박 캠프 사람들 4명의 일자리를 일거에 해결" 할 수 있다고 썼다.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언론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정 이사는 불과 열달 만에 실직을 하게 됐다. 올해 초 임명된 언론재단 임원진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신재민 문화부 2차관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오다 언론재단 노조까지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가자 지난 9월 초 사퇴를 약속했다.
글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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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딱합니다. 결과적으로 노조가 문화부 행동대 노릇을 한 셈이죠. 언론계 노조가 문화부의 부당한 압박에 저항하진 못할망정 제 밥그릇만 챙겼단 외부 비판을 고스란히 감수하게 됐습니다."
특히 그는 문화부 산하기관인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까지 퇴진을 위한 행동대원으로 동원됐다고 밝혔다. 재단이 입주해 있는 한국언론회관 건물 12~20층의 소유권은 코바코가, 운영권은 재단이 갖고 있다. 그는 "재단 노조가 임원 퇴진운동을 벌이던 어느날 (이명박 캠프 출신인) 방송광고공사 사장 명의의 공문이 왔다"며 그 내용은 "관리운영권을 내년에는 갱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엄포였다고 했다. "문화부가 참으로 무책임합니다. 직원들 횡령 징계건과 근무평정 등 현 임원진이 처리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어 사퇴 시한 연기 요청을 했는데도 거부했습니다."
그는 문화부의 '재단 흔들기'에 동조해 임원퇴진운동을 벌인 노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졸초임 4300만원, 평균연봉 6500만원을 받는 직원들이 '생존권' 운운하는 것도 우스웠지만, 이들이 농성을 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민주인사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다 들었다"고 적었다.
왜 유독 언론재단 경영진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셌을까? 그는 "언론재단엔 이사장 1인, 상임이사 3인 등 '자리'가 4개나 된다. 한번 흔들면 이른바 '1타 4피'가 나오니 언론계 출신 이명박 캠프 사람들 4명의 일자리를 일거에 해결" 할 수 있다고 썼다.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언론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정 이사는 불과 열달 만에 실직을 하게 됐다. 올해 초 임명된 언론재단 임원진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신재민 문화부 2차관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오다 언론재단 노조까지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가자 지난 9월 초 사퇴를 약속했다.
글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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