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dal/언론

[스크랩] 신뢰라는 것

pudalz 2016. 6. 7. 07:43

20살 시절에 세상에 돈 굴러가는 것이 마구 눈 앞에  보이던 시절

돈 이란 것 그냥 갈쿠리로 낙엽 긁 듯 주어 담으면 될 것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유는 돈 이란 것은 손에 잡히는 것이지만 그 돈을 모이게 하는 것은 신용 신뢰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신문배달 등의 일을 해서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주말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

신규독자(새로 우리 신문을 보겠다는 독자)가 하루에 평균 19~20집 씩이나 되었다. 아마도 3년간 동네주민들에게 생긴

신용덕분인 것 같았다. (신문을 보며 쌓은 세상읽기비전와 신문에 대한 이해도 한 몫 했다, 신문을 보면 좋고 우리신문은 이래서 좋다고 설명드렸다. 그 시절은 미디어와 여론주도면에서 신문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던 때였다)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삶의 바탕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그 시절에 북풍을 유용한 상업수단과 정치권력으로 쓰던(결과적으로 보면) C신문사를 위해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다.

내가 종사하고 소속된 C신문사는 거의 북풍으로 먹고 산다해도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자고나면 특종이니 호외니 단독취재니 했다)

남북관계 관련기사도 많았다. 노태우의 남북평화..신뢰회복 상호교류 단계적통일추진... 등 화려한 미사여구로 국민을 우롱했다.

남북의 분단의 골은 깊고 그 골의 깊이만큼 신뢰회복은 최대의 관건이었다. 이산가족 상봉...등 신뢰회복에 통일을 위한 모든

촛점이 모아졌다. 조선일보는 통일을 얘기하고 신뢰회복을 말하면서도(통일구호는 외치면서) 교묘하게 남북갈등 남북대치를 유도하는 내용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은 신뢰에 금이 갔고 인간사이에 민족사이에 단절이 생겼다는 것이다. 민족사이의 단절은 신뢰를 잃음으로써

더 공고해지고 고착되었다. 단절과 오해 증오 갈등이 신뢰의 상실을 축으로 발생한다. 분단이라는 것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통해 발생했다. (* 이 부분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분단의 원인에 미소열강제국주의, 냉전이 자리잡고 있는데(해방전후, 한국전시기를 냉전으로 봐야 할지는 모르겠다), 분단은 민족내부의 문제로 국한하는 것으로,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같은 피를 가진 인간이 서로 죽이는 비극, 전쟁, 싸움이 갈라짐, 믿음과 신뢰의 상실로 야기되고 고착화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내전(전쟁)의 원인에 신뢰 믿음의 균열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비단 전쟁과 같은 공동체의 비극에서만 신뢰와 믿음이 불완전한 핵폭탄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닌 것은 치정살인 집안싸움 갈등  등이 등장하는 신문의 사회면에서도 매일같이 확인할 수 있다.(일제 35년 간 그 이상, 일본이 세계최강이라고, 대동아공영만이 살길이라고, 내선일체 대동아공영, 황국신민됨의 영광을 위해 대의를 위해 죽을 때라고 문맹률 높은 동포를 세뇌했다, 진실(독립)과 거짓사이에 균열이, 인간사이에 신뢰의 상실의 토양이 만들어졌다)

인간이 사는 곳에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설사 겉으로는 멀쩡하다해도 총구없는 전쟁터로 변하게 되고 사람들은 시기하고 경계하게 되고 끈 떨어진 뭐처럼 서로서로  단절되어 사는게 사는게 아니게 되는 것 같다.

이 믿음과 신뢰의 전제 요건은 왜곡되지 않은, 조작되지 않은 사실의 만연이다.

서로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를 때 인간은 갈라지고 권력과 이권에 의해 사실이 오염될 때

사회는 황폐화된다. 사실이 사실대로, 사회의 문제가 있는 그대로 노출 될 때 물이 자정작용을 하듯이 사회는  정화된다.

사실이라고 해서 거룩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 싶지 않은 현실, 비극, 희극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인간사와 역사와 사회의 사실이다. 사실이 쌓이면 기록이 된다. 오염된 사실이 쌓이면 기록이 아니라 비극재앙분단갈등싸움혼란불행의 씨앗이 된다.

역사와 기록이 없는 사회는 불행하다. 인간의 경험과 지혜가 전승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오늘의 나아갈 길을 헤아릴 수 있고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근본에 신뢰와 믿음이 있고 신뢰와 믿음을 깨는 것은 오염된 정보 조작된 사실이며 (인간이 인간에게 흉기가 되도록, 서로 오해하도록) 이런 사회적 불행의 씨앗을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사의 탈을 쓰고 쏟아내는 것이 바로 이 시대의(이시대를 통치하는 호가狐외의) 권력, 재력을 겸비한 언론정치권력이다.

정치군인을 영웅으로, 광주의 민중들을 폭도로, 독립투사들을 테러범으로, 역사와 사회의 정의를 위해 떨치고 일어선 학생들(의 기상을) 북한의 지령을 받는 반체제전복세력, 촛불을 비 이성적 광신도로 매도했던 그 권력은 대세의 흐름이 바뀌면 반역자, 민주투사, 열사라 부르고 사람들은 그 위선(기만)의 의미를 간과하게 된다.

 

신뢰와 믿음을 주제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면 사람들 모두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인간사이의 믿음

절대자의 존재

믿음의 근거

과학적 이론

인간관계, 처세

화합,협동의 원리.....

불신하지 않을 권리 오해받지 안 하고 오해하지 않을 권리, 기만당하고 조종당하지 않을 권리, 권력과 미디어로부터 속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서로 믿고 살 권리

뭐 그런 권리 어디 없나요? 정보공개청구가 되면 될까? 광장조례제정이 되면 될까? 권력을 가지지 못한 만인이 표현(정견발표)의 자유를 누리게 되면 될까? 합리적 의견을 가진 일반서민이 온 나라에 정견(주장)발표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제도적으로 확보하면 될까?

출처 : 도봉구에 사는 걱정 많은 사람들
글쓴이 : puda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