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한계 넘자”…팬택 베가 R3 공개
| 2012.09.24베가 R3는 ‘화면은 크지만 한 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5.3인치 LCD, 2600mAh 배터리, 1.5GHz 쿼드코어 등 일단 숫자로 모든 것을 압도한다. 숫자에 예민한 국내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면 우선은 성공 요건을 두루 갖췄다. 게다가 베젤을 획기적으로 줄여 언뜻 봐도 화면 외의 면적은 거의 없다. 뒷면도 둥그렇게 깎고 뒷면을 꺼끌꺼끌하게 처리해 한 손으로 쥐어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5.3인치면 갤럭시노트와 화면 크기는 같다. 해상도의 차이는 있지만 화면 크기에 비해 손에 잡히는 느낌은 조금 더 작다. 베젤이 거의 없고 갤럭시노트에 비해 조금 더 위아래로 긴 LCD를 쓰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에 익숙해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크다는 느낌은 있다. 샤프가 만든 IPS 디스플레이는 색 표현력이 좋고 또렷하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대체로 화면이 커버 유리에 딱 붙이는데 이 디스플레이도 공간이 거의 없다. 색도 진하고 색 표현도 좋다. 현장에서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화면을 넓게 쓴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다. 여기에서 넓다는 얘기는 면적이 아니라 해상도를 알뜰하게 쓴다는 얘기다. 요즘 안드로이드는 홈, 메뉴, 뒤로가기 버튼을 하드웨어로 만드는 대신 화면 안에 녹여내는 쪽으로 만들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체로 이런 제품들은 아래쪽이 항상 같은 모양의 버튼으로 굳어져 있는데 비해 베가 R3는 이 부분을 접을 수 있도록 했다. 더 많은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잘못 눌려서 메인 화면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는 효과도 있다.
화면만 커진 것이 아니라 성능도 만만치 않다. 스냅드래곤 S4 프로 칩을 쓴다. LG전자의 옵티머스G에 선수를 빼앗기긴 했지만 퀄컴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팬택인 만큼 베가 R3에도 이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간단히 돌려볼 수 있는 쿼드런트 벤치마크 결과는 상당했다. 갤럭시 S3도 5천점대를 기록하는데 베가 R3는 7천점을 넘긴다. 벤치마크가 모든 성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충분한 성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카메라도 1300만화소의 센서를 지녔다. 재미있는 것은 베스트샷을 응용한 것인데 여러 명이 모여서 사진을 찍을 때 저마다 다른 사진이 마음에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베스트 페이스’ 기능은 5장의 사진을 빠르게 찍어 각각 인물마다 얼굴 표정을 고를 수 있다. 나중에 이를 합성해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주는데 그 결과물이 꽤 그럴싸하다.
화면이 크고 성능이 좋으면 배터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2600mAh로 용량이 크긴 하지만 배터리에 중요한 것은 용량보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느냐다. 대체로 스마트폰들이 하루 쓰기가 버거운 만큼 직접 써봐야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팬택이 내세운 배터리 이용 시간 자체가 꽤 길다. 팬택이 가장 자랑하는 대목이기도 한데 연속 통화로 14시간 이상, 대기는 360시간이라고 한다.
배터리를 오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전 속도가 아주 빠르다. 배터리 용량이 꽤 크지만 1시간40분 정도면 충전을 마친다. 40분이면 절반을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이만하면 급할 때도 서둘러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기는 USB 단자가 2개여서 스마트폰과 충전기를 함께 꽂을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배터리 걱정을 직접적으로 덜 수 있는 요소들이다.
요즘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는 각 제조사들이 여러 기능들을 집어넣는 것이 추세다. 베가 R3도 재미있는 기능들이 몇 가지 들어 있다. ‘미니 윈도우’는 이름처럼 화면 위에 다른 윈도우를 하나 더 띄우는 것이다. DMB나 동영상 등은 다른 단말기에서도 볼 수 있던 것들이지만 사전을 넣은 것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영화를 영어 자막을 두고 보는 도중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자막의 단어를 두드리면 바로 사전을 띄우고 단어의 뜻을 찾아준다. 메모장도 띄울 수 있다. 각 창은 크기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감정 버블 메시지’도 재미있다. 특별히 이모티콘을 넣을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 재미있는 말풍선이 뜬다. 내용을 인식해서 좋다,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등의 감정을 파악하는 기능이다. 손글씨를 입력하면 이를 인식해 그 상대방에세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띄울 수 있고 인터넷 검색도 하는 ‘텍스트 액션’은 스마트폰 사용법이 어려운 이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베가 R3는 전반적으로 큰 화면과 더 빠른 스마트폰을 원하는 국내 시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느낌이 강하다. 여러 기능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화면’ 자체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TV야 크면 클수록 좋다지면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취향이기는 하지만 5.3인치는 스마트폰으로서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크기다. 베가 S5를 처음 봤을 때는 이만하면 5인치까지는 쓸만하겠다는 느낌이었는데 5.3인치는 조금 달랐다. 극단적으로 베젤을 줄여 화면에 비해 단말기가 작아 보이는 효과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5.3인치는 크다는 느낌을 씻어내기 어렵다.
팬택의 향후 전략은 큰 화면으로 가는 것 같다. 팬택의 이용준 국내 마케팅 본부장은 펜을 넣은 노트류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큰 화면이 경쟁 포인트라면 곧 삼성전자가 5.5인치 갤럭시노트2를 내놓는 것도 악재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시장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베가 S5와 이렇다 할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경쟁자가 내부에 있는 모양새다.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팀킬’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팬택이 풀어내야 할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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