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전자종이 시대 열었다 - 서울경제

휘어지는 전자종이 시대 열었다

서울경제|김흥록기자|입력2012.03.29 13:09|수정2012.03.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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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기반의 휘어지는 전자종이(EPDㆍElectronic Paper Display) 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양산된다.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망치로 내려쳐도 화면에 손상이 없는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한 6인치 전자종이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29일 밝혔다.

발광다이오드(LED)나 전자종이 등 디스플레이 종류를 통틀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양산 단계에 돌입한 것은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종이는 주로 전자책에 쓰이는 흑백 디스플레이로 액정을 이용하는 LCD디스플레이나 유기물을 이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달리 전자잉크라는 물질을 소재로 사용한다.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하는 플라스틱 전자종이는 XGA급(1024×768) 해상도로 기존 유리기판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던 전자종이와 달리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만든 디스플레이다. 일종의 책받침 같은 느낌의 필름형 플라스틱 위에 전자잉크를 덧입히는 원리다. 유리와 달리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대략 40도 내외의 범위에서 휘어지는 형태의 디자인이 가능해 한 손에 책을 쥐고 읽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설계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전자종이는 고열에 내구성이 강하고 두께는 휴대폰 보호필름 수준에 불과해 같은 크기와 해상도의 유리 전자종이 패널과 비교할 때 두께는 3분의1 이상 얇아진 약 0.7㎜이며 무게는 절반 이상 가벼워진 14g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가 실시한 실험결과 선 채로 책을 볼 때의 높이인 1.5m에서 수직낙하했을 때도 파손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소형 우레탄 해머로 직접 내려치는 실험에서도 화면에 전혀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전자종이는 고온에 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업체들이 실제 양산단계에 돌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년부터 일반 LCD패널 제조에 사용하는 350도 이상의 고온 TFT공정을 플라스틱에 적용하는 독자기술을 개발해 이번에 양산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전자종이가 얇고 가벼운 것은 물론 휘어지고 깨지지 않게 됨에 따라 휴대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새로운 콘셉트의 전자책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전자종이가 스마트패드나 태블릿 등과 대비해 눈 피로도가 덜하고 전력소모가 낮다는 고유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 외에 차별화된 장점이 부족하다는 기존의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양산하는 플라스틱 전자종이를 우선 중국의 제조자개발생산(ODM)전문 업체에 공급하며 향후 다양한 세계 전자책 업체 등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모바일ㆍOLED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플라스틱 전자종이의 양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기반의 OLED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도 더욱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