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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조인식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약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 로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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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좋았지만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평창으로서는 처음 도전을 시작한 2000년 이후 11년만이었고 그로서는 지사가 된 지 불과 두 달여 만의 성공이었다. 두 가지 모두 짜릿함을 최고조로 올릴 만한 요소라는 점에서 최문순 강원 지사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현지에서 유치활동을 하고 개최지역 대표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장과 2018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조인식을 한 그는 7일 새벽(한국시각) 국제전화로 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너무 오랫동안 실패해 온 사안이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95표 중 과반을 훌쩍 넘은 63표로, 25표를 얻은 뮌헨을 압도한 배경을 ▲강원도민들이 90% 이상 찬성한데 비해 뮌헨(독일)과 안시(프랑스)는 동계올림픽 유치 찬성률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유럽 독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으며 ▲세 번째 도전이었기 때문에 실무준비가 잘 돼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IOC위원 110명이 너무 너무 다양해서 바람몰이도 안 되고 매우 특이했다"며 "일일이 맨투맨으로 접근하고 팀워크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최 지사는 유치성공 이후 과제에 대해서는 "동계올림픽 경기종목 중에서 현재 우리 선수들이 있는 종목이 몇 개 없는데 이에 대한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가 선수도 없고 메달을 못 따면 흥행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분위기 좋았지만, 두 번 역전패 한 탓에 긴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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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각) 오후 남아공 더반 리버사이드호텔 앞에서 평창 주민들이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에 대한 기쁨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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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문답전문.
- 강원도로서는 세 번째만의 도전에서 성공했고, 지사 개인으로는 당선된 지 몇 달 안 돼 큰 경사가 났다. 강원도에서는 동계올림픽유치가 죽고 사는 문제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소감이 어떤가.
"너무 오랫동안 실패해 온 사안이라 너무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지사 된 지 두 달 조금 더 됐는데 제가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과잉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안 되면 매우 타격이 컸다. 그래서 죽고 사는 문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이것 때문에 지은 것인데, 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를 해결되는데 좋은 조건이 됐다."(김진선 전 강원지사 때 조성된 알펜시아는 순공사비 1조4000억 원 중 빚이 9000억 원으로 지난해 한해 이자만 411억 원에 달했다.)
- 조인식은 마쳤나.
"조금 전에 자크 로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박용성 KOC(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저,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 여기 더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사인을 했다."
- 2차 투표도 가지 않고 1차에서 뮌헨을 압도했는데.
"세 가지 면에서 우리가 대의명분을 쥐고 있었다. 첫째는 강원도민과 국민들이 90% 이상 찬성한데 비해 뮌헨(독일)과 안시(프랑스)는 찬성률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여기 더반에서 반대시위도 있었다. 둘째는 현재까지 21번의 동계올림픽 중 19번이 유럽이고 두 번만 일본이 할 정도 유럽독점이었는데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셋째는 평창이 세 번째 도전이었기 때문에 실무준비가 잘 돼 있었다."
- 처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해졌는데 실제 그랬나.
"분위기가 좋기는 했는데 이렇게 압도적인 줄 몰랐다. 지난 두 번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다고 해도 굉장히 긴장했었다."
- 현지에 있는 우리 대표단 분위기는 어떤가.
"강원도민 400명이 여기 더반에 와 계신다. 대표단 포함해서 아주 축제다."
- 프리젠테이션을 비롯해 김연아 선수의 활약이 컸다고 하는데.
"잘 했다. 뮌헨은 카타리나 비트를 내세웠는데 매우 노련했다. 여기 언론이 두 사람 대결구도로 기사를 많이 내고 화제가 많이 됐다."
-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든 입장에서 볼 때 최대공로자를 꼽는다면.
"누구를 딱 뽑기가 어렵다. IOC위원 110명이 너무 너무 다양하더라. 바람몰이도 안 되고 매우 특이했다. 그래서 일일이 맨투맨으로 접근하고 팀워크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그렇다."
"이름도 모르는 생소한 종목들 선수육성이 제일 중요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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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평창 2018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관계자 등이 6일 오후(현지시간)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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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등 준비상태는 어떤가.
"절반 정도 돼 있다. 경기장이 13개 필요한데 7개가 건설돼 있고 나머지는 지어야 한다. 또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68분에 주파하는 철도 놔야 하고, 경기운영 능력도 키워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각종 동계올림픽 경기에 나갈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동계올림픽 경기종목 중에서 현재 우리 선수들이 있는 종목이 몇 개 없다. 컬링, 루지 이름도 생소한 종목들이 많은데 이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종목들에 대한 선수육성을 해야 한다. 우리가 선수도 없고 메달을 못 따면 흥행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대형 경기 유치가 지역에 꼭 도움이 되는 것이냐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올림픽, 흑자올림픽,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목적으로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다. 또 특정지역에만 집중되고 다른 지역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 한다. 올림픽산업공단을 만들어서 지역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해야 한다.
이제 유치 결정이 났기 때문에 주도권이 중앙에서 강원도로 넘어온다. 이런 점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살펴보겠다."
- 이번 유치가 우리나라에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동계올림픽은 선진국으로 가는 진입문이다. 침체돼 있는 우리나라에 활력소가 되고, 문화 산업이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