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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 KBS기자의 놀라운 뒷통수치기(언론길들이기 중심에 서다)

pudalz 2011. 3. 2. 00:34

 

 

신문사 인턴시절, 정치 부장님 데스크 위에 있던 책 한 권이 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왜 강한가'란 재목이 달린 이 책은 박선규 전 KBS 기자가 지난 2001-2002년 미국 한 하원의원 사무실 직원으로 있으면서 느꼈던 미국의 힘에 대하여 쓴  책이었다. 책을 부장님으로부터 빌린 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다. 그는 미국 정치와 사회가 '원칙과 소신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회' 이며 그렇기에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실행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참으로 열심히 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고 했다.

 

 나에게도 미국은  '원칙과 소신, 그리고 사회의 상식' 지켜지는 나라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자신의 언론특보를 한 방송국 사장에 앉히려는 '낙하산 인사'같은 짓 따위는 상상도 못하고 누군가 시도라도 하려 한다면 "우리가 러시아냐, 중국이냐, 너 지금 정신 나갔냐"라며 망신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책에서,

 

"강한 미국일 지탱하는 힘으로 ‘원칙’을 들 수 있다. 융통성을 사회생활의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는 원칙을 그들은 미련스럽게 고집한다. 원활한 정계활동을 위해 교과서처럼 적용되는 변칙, 심지어 반칙까지 일삼는 우리의 정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생경하지 않을 수 없다."  고 하며  우리나라 국회에 대해 강한 반성을 요구했다. 많은 부분에서 동감을 했고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박선규 전 KBS 기자의 '미국, 왜 강한가'는 오늘까지 내 책상 책꽂이에 놓여있었다.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치부장님 죄송해요..;;)

 

그의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박선규 기자'라는 이름이 내 머릿속에 박혀졌다.

 

그런데 오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다.

 

 

 

 <PD 수첩, '마이크 �앗긴 YTN 기자들'> 

 

: 내가 그의 이름을 다시 발견한 곳은 PD 수첩 이였다. PD 수첩의 내용에 따르면 그는 더 이상 미국의 선진정치 문화를 부러워 하며  한국정치의 발전을 희망하는 기자가 아니였다. '미국, 왜 강한가'를 출판 후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YTN 기자에게 '구본홍 사장철회는 절대 되지않는다!, 지금 이 대통령이 화가 단단히 났다"고 외치며 YTN,KBS 낙하산 사장인사를 조종하고 시행하는 이명박 정부의 충실한 일꾼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내가 다신 만난 그는 그렇게 '청와대 제2언론비서관'이라는 '멋있는'이름을 달고 나왔다. 처음에 나는 '설마,,설마 했다' 이름이 같은 사람이겠지 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그의 사진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세상 다 산 사람인 마냥 한숨이 나온다.' 당신도 역시..'란 말이 머리를 맴돈다..

 

참 많은일을 하고 계신 박선규 제2언론비서관

 

: 그는 지난 5개월 동안 참 많은 일을 한 듯 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길들이기 미션 프로젝트를 위해 YTN 구본홍 낙하산 사장  비밀회동을 시행하기도 하고 자신의 출신사인 KBS의 정연주 사장 밀어내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계속 보다보니 참 힘드신 일도 많으셨을 것 같다. 이번 인사조치에서 해임을 당한 청와대 우장균 YTN 기자에게 "이명박 대통령에게 혼이 났다" 라며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말하기도 했다.  'PD수첩'을 계속 보고있으니

구본홍 사장임명을 관철 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참 눈물겹다.

 

 

 

 

 그는 청와대 출입기자를 통해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인턴시절, 취재를 위해 YTN을 찾았을때 위원장실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관련글, <YTN취재했던나, 그들의 승리기원>) 에게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할 것 이라며, 구본홍 낙하산 사장을 받지 않으면 공정방송이고 뭐고 우리은행 지분 매각 부분을 민영기업에게 판다는, YTN민영화 협박카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PD 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구본홍 사장을 받는다면, 현재의 YTN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 시켜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밝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불과 5년전 그렇게 미국의 '원칙과 신뢰' 대한 굳은 믿음이 있고 그것에 부재에 대해 큰 아쉬움을 느끼다 못해 책 까지 낸 그가... '원칙과 신뢰'를 달나라에 두고 온 '대선특보' 뉴스방송사에 사장으로 앉히기의 맨 일선에 서 있는 이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고 궁금해진다. KBS 기자였던 그가, 이번 자신이 몸을 담고있었던  KBS의 정연주 사장 몰아내기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그리고 지금 얼마나 KBS, 아리랑, YTN을 두루 걸치는 이명박정부의 '언론 길들이기'에  청와대 제2언론비서관으로써 얼마나 힘을 기울이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미국, 왜 강한가'에서 현 김민석 민주당 최고의원의 정몽준 2002년 당시경선 후보 지지를 두고 '민주 정당정치의 후퇴'라며 강력히 비난했던 그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한국의 장기적인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했던 그가 이명박 정부의 '원칙과 신뢰와 개념을 상실한 언론사 길 들이기' 최선봉에 서 있는 이 상황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민주주의를 대화와 타협의 정치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미국 의회는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이던 1985년 예산법안은 다음해 합의에 이를 때까지 무려 9차례나 상하 양원을 오가야 했다. 하나의 법이 탄생되는 과정은 끊임없는 대화 속에 타협과 조정이 이어지는, 철저하게 민주절차가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상-하 양원의 견제 속에 이뤄지는 복잡한 입법과정이야말로 민주주의 상징이자, 강한 미국 정치의 밑거름이 된다"

 

그가 책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그렇게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굳게 믿고 있어서,,그렇게 '민주절차의 실현 과정'을 굳게 믿고있어서..  YTN 주주총회에 용역업체를 동원하여 YTN 기자들을 육탄공세로 막아가면서 단 40초만에 사장선임을 결정한, 그 '원칙과 신뢰'를 달나라에 두고온 난장판을 뒤에서 조종했는가? 그는 '민주절차의 실현과정'을 그렇게 굳게 믿고있어서 구본홍 씨를 비밀회동으로 만나고 기자들에게 회유와 압력을 넣으며 대선언론특보 지낸자를 방송국 사장으로 앉히게 위해 뛰어다녔는가..? 

 

이 책이 나온지 5년 이 되었다. 5 년 전 그가 믿었던 민주정치에 대한 신념들이,.. 지난 5 년간 어디로 갔는지..언론인으로써 가졌던 그의 신념들은 지난 5 년간 어디로 갔는지. 이런 책 까지 내셨으면서 낙하산 인사 최선봉에 서는것이.,부끄럽지는 않은지... 당신의 책을 읽었을 수많은 기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나 같은사람) 부끄럽지않은지 묻고싶다.

 

아! 어쩌면 그 부끄러움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혼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중요할 수도 있겠구나..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책 첫 페이지에는 그의 친필 사인과 함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란 그의 친필문구가 써져있다.  하지만..

 

'오늘보다 나은 내일' 보다는 그에게 '오늘과는 다른 내일'이란 말이 더욱 어울리는 듯 싶다.

 항상 내 책상 책꽂이에 놓여있던 '미국, 왜 강한가'. 이제 휴지통으로 그만 보내야겠다.

 

 

 

 

 

 

 

 

한국정치판의 원칙과 신뢰의 부재를 참으로 아쉬워 하던  전 KBS 박선규 기자.  5년이 지난 지금, 당신이 그 원칙과 신뢰 부재의 한 원인임을 알고 계실까...?

출처 : jump higher-
글쓴이 : 강진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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