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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전망대] 왜 국민에 올바른 정보 안주나 - 한겨레

pudalz 2010. 4. 28. 13:11

[미디어전망대] 왜 국민에 올바른 정보 안주나

한겨레 | 입력 2010.04.27 20:30

[한겨레]

소중한 것을 여럿이 나누는 사회일수록 인심이 후해지고, 사람들이 평안해진다. 돈이든 권력이든 정보든 많은 사람이 나눈다면 그 가치는 확 늘어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소수의 사람이 부와 권력 그리고 정보를 독점함에 따라 생기는 극심한 불평등과 갈등은 줄이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간답게 살 수 있을 정도의 물질이 있어야 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정보도 가져야 한다. 권력은 없어도 권력을 감시할 힘 즉 정보는 필요한 것이다. 나누면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고, 독점하면 소수에게만 좋은 것이 정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도통 정보다운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 공영방송, 조중동, < 한겨레 > , < 경향신문 > , 무료신문, 상업방송, 유료방송, 24시간 뉴스채널, 인터넷, 디엠비, 위성방송, < 시엔엔 > , < 엔에이치케이 > , < 비비시 > , < 월스트리트 저널 > 을 비롯한 외국 신문, 아이폰 등 없는 것이 없다. 이 많은 미디어가 국민과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위기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 기술은 넘치지만 정보를 팔아서 이익을 보려고 할 뿐 '진짜' 정보는 감추는지 주지 않으려 한다. 그나마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했다면 국민의 답답증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국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고, 정부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위기 시점에서 과감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불신은 대단하다. 정보 질서가 이러니 천안함 침몰이라는 국가적 위기가 발생해도 온갖 유언비어가 들끓을 뿐이다. 중무장한 군함이 파괴되고 국군장병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는데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건이 터졌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뉴스를 보면 더 혼란스럽고, 외신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 미디어는 한국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다 보도했었다. 경제문제부터 한류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 따지던 외신이 웬일인지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삶에 있어서 정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가 아니다. 정보가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다. 정치, 경제, 교육, 남북관계, 국제관계가 다 그렇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은 정보가 없다. 아무도 이들에게 바른 정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와 한반도에 드리운 먹구름이 언젠가는 폭풍우로 돌변할지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대책도 없다.

지금 할 일은 민주주의를 견고히 하고, 진실을 담은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장을 개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권력이 투명해야 하며, 주요한 정보가 전면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또 국민 누구나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권력과 시장을 비판할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미디어종사자도 120년 전쯤 나라가 어지러울 때 '민족의 눈과 귀'가 되겠다는 선배 언론인의 다짐과 분투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정보공개,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은 국가나 미디어기업이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쟁취해야 하는 것들이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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