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미디어

‘조선일보 우산’ 아래 놓인 한국 정치-미디어오늘

pudalz 2010. 3. 23. 00:01

모두 동의할 순 없지만,,,나름 의미있는 기사라서 스크랩함. 조선일보를 하나의 신문으로 보는 것과 그 신문(매체)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는 데에 동의할 수 없다. 현실과 다르게 일정 부분 조선일보의 매체신뢰도나 영향력을 홍보해주는 효과가 난다. 매체로서의 조선의 영향력은 조선이 지난 80년간 뿌린 악의 씨앗, 광범위하게 퍼진(축척된) 이념상업주의의 영향력(소산)이지 지금 현실의 영향력은 아니다. 어버이연합같이 세뇌된(증오의 인질극에 농락당하는) 일부를 빼놓고 종이매체 조선의 말을 누가 곧이 곧대로 듣겠는가? 조선일보의 정치적 영향력, 경제적 영향력이 크다고 보면 동의할 수 있겠다.

 

‘조선일보 우산’ 아래 놓인 한국 정치

미디어오늘 | 입력 2010.03.22 10:47

 
여야 모두 눈치 보기…보도 불만 있어도 전전긍긍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행사에 참석한 것을 놓고 논란이 뜨거웠다. 노 대표는 참석 의도와 무관하게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조선일보는 막강한 정치영향력을 지닌 거대 언론이다. 정치인이 조선일보와 척을 지는 관계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인들이 조선일보와 관계 설정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편집자

조선일보의 정치 영향력은 정보력에서 나온다. 국회의원들은 당내 민감한 상황이 궁금할 때 정치부 기자들에게 궁금증을 풀기도 한다. 특정 계파나 세력에 속해 있는 정치인들일수록 다른 계파 소식에 목말라 있다. 언론이 가진 정보는 양날의 칼이다. 취재에 활용할 수도 있고 거래에 활용될 수도 있다. 정치인이 언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 치부까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는 얘기는 정치인에게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다.





▲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창간9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내빈들이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과 함께 축하케잌을 자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최장집 사건 '안티조선' 계기=

조선일보의 막강한 정보력과 여론주도 능력은 정국을 바꿔놓을 수 있을 만큼 힘이 있다. 조선일보는 정치인들에게 부담의 대상이다. 청와대나 한나라당 역시 조선일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선거캠프, 박근혜 선거캠프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조선일보 출신 인사를 중용한 것도 나름의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다. '안티조선' 운동을 하는 쪽에서는 조선일보를 '조폭언론'이라고 부르면서 배척의 대상으로 삼는다. 조선일보는 하나의 언론이 아니라 자체로 권력기관이라는 주장이다. 언론의 영역을 넘나들며 한국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게 안티조선 쪽의 문제 인식이다.

안티조선 운동이 구체화된 계기는 1998년 월간조선 11월호의 최장집 교수 사상검증 보도에서 시작됐다. 당시 시민사회 쪽에서는 '매카시즘'을 우려하면서 기고와 인터뷰 거부운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00년 9월20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조반연)' 결성으로 이어지면서 구체화됐다. 조반연은 "조선일보로 상징되는 허위와 왜곡, 오만과 위선이 사라지고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확립될 때까지 연대 투쟁함으로써 전반적인 사회개혁에 기여함"을 활동목표로 삼았다.







▲ 기념식에 참가한 각 당의 정치인들과 공직자들. (왼쪽부터-정운찬 총리,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방상훈 조선일보사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조선일보에 맞섰던 정치인=

정치권에서도 안티조선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은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인터뷰나 기고 거부와 같은 형태로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를 일반적인 언론으로 볼 수 있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안티조선운동 쪽에서는 언론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면 안티조선 취지에 공감하는 정치권 인사들은 "언론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정 언론과 척을 지면서 현실정치를 하기는 어려운 현실론 때문이다.

정치인 상당수는 조선일보 보도에 문제를 느껴도, 악의적 보도라고 분노해도 대놓고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정치에서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정치인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지난해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현실 정치인이 거대 언론과 맞서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지만, 정치인 노무현은 조선일보에 할 말을 하면서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독특한 정치인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조선일보와 선을 긋고 정치를 했던 인물이다. 언론개혁 운동을 하거나 친일청산 운동을 주도했던 정치인들이 조선일보와 관계가 불편했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정청래 김희선 김원웅 전 의원 등이 있다.

▷조선일보 당내경선 개입 논란=

조선일보의 막강한 정치영향력은 각종 선거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4월6일 민주당 대선후보 인천 경선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05년 4월2일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나선 김원웅 후보는 "친일반민족 신문 조선일보가 없어지는 그 날까지 제가 앞장서겠다. 선거결과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민족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맞서겠다. 조선일보와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김원웅 후보는 이날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조선일보 문제를 언급할 때는 어떤 후보 부럽지 않은 환호를 받았다.

조선일보 경선 개입 논란은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은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당내 경선을 앞둔 4월17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왜 특정언론사를 배척하는지 요즘 1주일 동안 심정을 알 것 같다"며 "(조선일보는) 제발 평상심을 되찾고 제발 (오세훈 전 의원) 홍보성 기사를 내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시 양상훈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편파보도 주장은) 기가 막힐 일"이라고 반박했다.







▲ 기념식에 참가한 친박연대 김무성의원(왼쪽)과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조선일보에 밉보이면 정치 치명타=

정치인들은 조선일보가 마음만 먹으면 선거 흐름을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불편함의 대상이다. 그렇다고 조선일보와 맞서기도 어렵다. 잠시 보도에 불만을 표출하다가도 다시 조선일보와 관계를 복원하고자 노력하는 게 여야를 떠나 정치인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잘 보이기 어렵다면 척지지 말아야 한다"가 정치인의 솔직한 심정이라는 얘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문제를 공론화하고 인터뷰와 취재 거부를 실천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선택이다.

17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언론개혁 입법을 주도했던 정청래 전 의원은 18대 총선 투표일을 앞두고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의 의혹 보도로 치명타를 입었다. 정 전 의원의 도덕성을 겨냥한 의혹 보도는 뒤늦게 잘못된 보도로 밝혀졌지만, 이미 낙선한 뒤였다.

정청래 전 의원은 "현실 정치인으로서 조선일보 취재거부를 하는 게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 인터뷰에 응해줘도 왜곡이 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조선일보 취재에 응하는 것은 지뢰밭에 가는 것과 같다. 잘 하면 그냥 나올 수 있겠지만 잘못하면 발목이 잘릴 수도 있다"고 비유했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