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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뉴스후·2580·PD수첩 통폐합, 과감조치" 파문-미디어오늘

pudalz 2009. 9. 27. 18:16

방문진 "뉴스후·2580·PD수첩 통폐합, 과감조치" 파문

미디어오늘 | 입력 2009.09.25 00:13

 



김광동 이사, MBC개혁 추가요구 "일산센터 문제시 신상필벌" 주장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2580, 뉴스후, PD수첩 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프로그램의 통폐합이나 또는 다른 차원의 상징적, 과감한 조치가 있어야 일반인이나 외부의 국민들이 신뢰할 계기 또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난 23일 이사회서)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가 MBC에 대해 본격적인 프로그램 간섭에 나서 파문이 일 전망이다. 최근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이어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눈치보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들이어서 MBC는 향후 외부로는 권력집단의 압력, 내부로는 방문진의 고공압력에 휘말맇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

김광동 이사 "시사매거진2580·뉴스후·PD수첩, 통폐합 등 조치 있어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들이 첫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지난달 1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방문진 사무실 입주) 앞에서 부적격 이사들에 대한 사퇴 촉구 농성을 벌였다. 사진은 김광동 이사. 이치열 기자.

김광동 방문진 이사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MBC 경영진의 개혁방안 보고를 듣고 "9월 뉴MBC플랜이나 보고에 나온 것 보다 큰 스케일의 조치나 개혁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돌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거론했다.

김 이사는 " < 시사매거진 2580 > · < 뉴스후 > · < PD수첩 > 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프로그램의 통폐합이나 또는 다른 차원의 상징적, 과감한 조치가 있어야 일반인이나 외부의 국민들이 신뢰할 계기 또는 모멘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일산제작센터와 관련해 김영 감사는 "일산 센터에 대한 비리 고발이 있었다고 하는데 회사 내부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해봤나"라고 물었다.

엄 사장은 "검찰에서 현재 경찰로 넘어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최문순 사장 시절 내부 감사를 했으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우룡 이사장은 "혹시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우룡 "일산센터 문제있으면 신상필벌"

한상혁 "문제없으면 물의일으킨 쪽 책임"

한상혁 이사는 "이사장 말에 동의하나 수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이를 외부에 문제 제기, 물의를 일으킨 쪽도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MBC 개혁을 위한 미래위원회의 위원 구성 분포를 갖고 문제삼는 지적도 있었다. 최홍재 이사는 "(미래)위원회가 노사 동수인데 이렇게 되면 경영진의 개혁방향과 결정에 있어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따졌다.

친여 이사들은 개정하거나 폐지해야할 단협 조항으로 사실상 공정방송을 위한 규정도 뜯어고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차기환 이사는 "단체협약 제23조의 정책 발표회, 정책간담회, 공방협 조항에 기한 중간 신임 평가 등 인사권 제한 조항이 포괄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김우룡 이사장(가운데). 이치열 기자

정상모 이사는 이에 맞서 "구체적인 조항까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엄 사장은 개혁방안과 관련해 "외부의 방송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 공정성위원회를 구성했고, 월 1회 문화방송의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대하여 점검할 예정"이라며 "리뷰 보드를 구성하여 현재 사장, 프로그램 관련 임원, 국장이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그러나 단협에 대해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없이 '합의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단체협약 개정 내용에 대하여 9월말경까지 원칙적 합의를 하려고 한다. 9월말까지 회사의 안을 전달하고 회의에 들어가 원칙적 내용에 대하여 합의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4일 성명을 내어 엄 사장에 대해 방문진 눈치보기식 생색내기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날 예정된 첫 노사협의회를 연기했다.

엄기영 "단협 9월말 원칙합의" 정상모 "많은 사람 희생한 제도 훼손돼선 안돼"





▲ 정상모 방문진 이사

엄 사장은 이와 함께 이사회에서 "문화방송의 미술 직무에 종사하는 인원이 소수이지만 자회사인 미술센터와 중복이 되고 있어 미술센터 자회사로 이전 또는 독립회사 설립을 유도할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정상모 이사는 편집·편성권 조항 개정 움직임에 대해 "이 조항은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사실 및 진실 보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며 권력이나 광고주의 압력으로 국장과 간부들이 왜곡·축소 보도했던 것에 대한 방어조치로 도입된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 하에 생겨난 제도가 이번 개혁으로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혁 이사는 리뷰보드에 대해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프리뷰(preview)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변질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사장은 이 같은 지적에 "3주 또는 한달 전에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그 직전에 데스크 기능을 위하여 체크하는 경우 방송에 차질을 빚게 되는 우려가 있고, 데스크 기능을 위해 하는 것일 뿐"이라며 "가령, 검찰 기소가 무죄율이 높아지는 문제점을 보도할 때 검찰 반론을 충분히 다뤄야 한다는 것이지, 특정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우룡 이사장도 "방송의 기본은 극좌 또는 극우가 아니라 중도를 지향하고 사회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며 "리뷰보드가 편집 및 편성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데스크 기능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며, 지난 보고회 때 경영진도 문제점을 인정해 이를 변경할 수 있고 변경하기로 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상혁 "리뷰보드 검열 변질 우려" 김우룡 "문제 인정했고, 변경하기로 한 것"

공정성위원회에 대해 김 이사장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하여는 공정성위원회의 기능, 권한에 대한 내부적인 규정이 있어야 하고 그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진 이사는 "문화방송 뉴스가 신뢰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공정성위원회의 기능도 시사 보도의 오류를 시정하는 정도에 그쳐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 이사는 이어 "자칫하면 문화방송이 불공정한 보도를 일삼는다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외부 인사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기자들의 자발성, 창의성을 누르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한 뒤 "뉴스의 밸류를 높이고, 상대회사와의 차별화를 기하며, 뉴스 연성화 문제 등을 지적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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