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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주류 언론의 그늘, 블로거들이 밝힌다

pudalz 2008. 1. 12. 11:09
뉴스: 주류 언론의 그늘, 블로거들이 밝힌다
출처: 미디어오늘 2008.01.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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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최병성 목사, 달리,              몽구,                     맛객,                  익스트림무비.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

지난해 미디어다음 블로거기자상 대상은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온 최병성 목사에게 돌아갔다. 최 목사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시멘트 회사들의 반론이 제기됐고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확산됐다.

 

문제의 쓰레기 시멘트는 철광석과 규석, 점토 등의 비싼 천연 원료 대신 일본 등에서 들여온 폐 타이어와 발전소 석탄재 등 값싼 산업 폐기물을 석회석과 섞어서 쓴 것이다. 최 목사는 이 시멘트가 고온 소성 과정에서 암과 아토피의 원인이 되는 6가크롬을 다량 함유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들여온 산업 쓰레기가 소성로에 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고발했고 자비를 들여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시멘트 회사들과 전면전에 들어갔다. 문화일보 등 일부 언론이 최 목사의 자료를 넘겨받아 추가 취재에 들어가 기사를 내보냈고 환경부는 쓰레기 시멘트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보류하고 민간합동조사반을 꾸리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이 논란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최 목사는 "지금까지는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신문과 방송에 수차례 보도 자료를 돌리고 아쉬운 부탁을 해야 겨우 기사가 실렸는데 그러나 블로그라는 새로운 세상에선 그 누구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아쉬운 부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제주도 제주시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07 블로거기자상 시상식에는 최 목사를 비롯해 무브온21, 몽구, 양깡, 익스트림무비, 달리, 맛객 등 유명 블로거들이 대거 참석했다.

 

몽구라는 아이디를 쓰는 김정환씨는 지난해 이천 군부대 이전 반대 시위 과정에서 새끼 돼지를 능지처참한 사진을 단독 보도, AFP통신에 제공하기도 했다.

 

정치시사전문블로그를 표방한 무브온21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난 뒤 정치 관련 포스팅을 전혀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무브온21은 IT업계의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야근 문제 등에 대한 취재 기사를 내보내 호응을 얻었다.

 

'익스트림무비'는 영화전문 팀 블로그다. 호러 영화 동호회에서 출발한 이 블로그는 8명의 칼럼니스트가 활동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페이지뷰가 3만~4만 건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비영리 사이트로 운영돼 왔지만 최근 구글 광고를 삽입하는 등 본격적인 영리 사이트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헬스로그'라는 의학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양깡은 공중보건의로 재직 중인 현직 의사다.

 

그는 잘못된 의학 정보가 넘쳐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직접 블로그를 개설했다. 새해에는 뜻이 맞는 의사들과 모여 닥블이라는 의학 전문 메타 블로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의사들이 언론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놓기 시작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구름과 연어 혹은 우기의 여인숙'이라는 여행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달리는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용한 시인이다. 그는 시 쓰는 걸로 먹고살기 힘들어 여행전문서적 등 잡문을 쓰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블로그에는 티벳과 몽골 등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단편적인 감상이 담겨 있다.

 

맛객의 본업은 만화가다. 초등학생들 교육용 만화를 그린다. 그러나 그가 본업보다 사랑하는 것은 맛집 탐방이다. 맛객의 '맛있는 인생'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집들이 소개돼 있다. 최정훈 미디어다음 본부장은 "과거에는 언론이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 취사선택해서 기사를 썼지만 이제는 전문가들이 직접 말을 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전문가들 블로그가 늘어나면 거꾸로 기존 미디어가 블로그를 인용 보도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기존 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는 취재 뒷이야기와 기자들의 주관이 담긴 분석과 전망에 더 열광한다.

 

제주시=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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