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삼성광고, 조선45·중앙29건 : 한겨레·경향 0건
미디어오늘 | 기사입력 2008.01.11 11:40
민언련, 12월 한달 간 삼성광고 집계…"비판 언론 통제 우려"
[미디어오늘 김상만 기자 ]
삼성이 조선일보 45건, 중앙일보 29건, 동아일보에 15건의 광고를 집행하는 동안 한겨레와 경향신문에는 단 한 차례의 광고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0일 지난해 12월1일부터 1월7일까지 이들 5개 신문에 게재된 삼성 광고를 집계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으며, 이는 광고를 무기 삼아 비판언론을 손보는 삼성의 '언론통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 집계에 따르면, 조사기간 동안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삼성 관련 광고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조선일보는 같은 기간에 23건의 삼성 관련 광고를 게재했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15건과 12건의 광고를 게재해 한겨레 경향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상시적으로 게재된 돌출광고까지 포함하면 각각 45건과 29건의 삼성 광고가 실린 셈이다.(표 참조)
삼성전자,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물선, 삼성투신, 삼성생명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조선 중앙 동아에 광고를 집행하면서 한겨레와 경향에는 주지 않았다. 삼성전자만 살펴보면 조선일보에 11건, 동아일보에 6건, 중앙일보에 4건 등 냉장고, 세탁기, 프린터, 노트북, 핸드폰 등 주요 가전 브랜드 광고를 했지만 한겨레와 경향은 빠졌다.
한겨레와 경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삼성 광고는 르노자동차에 인수돼 지분이 많지 않은 르노삼성자동차 광고로, 각각 2건과 1건이 실렸지만 이 역시 다른 신문들에 비해 적은 수치다.
"이건희 일가 친족 그룹도 한겨레·경향 광고 기피"
민언련은 또, 한겨레와 경향이 이번 삼성광고 중단 사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이유로 이건희 일가와 친족관계에 있는 그룹들이 삼성 비판언론에 대한 광고 중단 방침에 동참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꼽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여동생 이명희씨가 회장으로 있는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조중동에 3∼4차례 전면광고를 집행했지만 한겨레와 경향에는 1회 실렸을 뿐이다. 삼성이 재단으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균관대도 조선과 중앙에 각각 6회에 걸쳐 광고가 실렸지만, 한겨레와 경향에는 단 한 건도 실리지 않았다.
이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던 10월29일 1주일 전(10월22일∼29일)까지만 하더라도 한겨레에 7건의 삼성 광고가 게재된 것과 비교해 확연한 변화다. 같은 기간 조선은 5건으로 오히려 한겨레보다 적었다.
이번 광고집계 결과를 발표한 민언련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한겨레와 경향의 삼성 광고 중단사태는 비판언론에 대한 감정적 보복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어떤 신문에 광고를 집행하고 하지 않고는 전적으로 광고주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주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매체에 자기 돈을 들여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삼성이 한겨레와 경향에 대해 보이고 있는 행태는 단지 호불호나 선택의 수준을 넘어 '비판언론 손보기' 내지는 '길들이기'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겨레와 경향의 경우 삼성 광고가 끊기면서 지난해 예상했던 매출에서 20억 원 정도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언련은 "'비자금 조성' '불법 경영권 승계' '비정상적 순환출자구조' 등 정상궤도를 한참 이탈한 기업경영 행태를 보이는 삼성이 대언론 관계에서도 광고를 앞세워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은 삼성에게도, 언론에게도, 우리 사회 전체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광고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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