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dal/환경

흙은 흙이 아니다.

pudalz 2008. 1. 11. 04:16

언젠가 고향에 성묘를 하면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묘를 쓰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여우도 죽을 땐 고향을 돌아본다고 (수구초심[首丘初心] 귀소본능 [歸巢本能]) 고향이 갖는 귀속성때문이라고 .

저 태어난 고향의 향수, 고향에 대한 귀속성은 어디에서 날까?

많은 환경인자(공기, 산야, 사람, 동네, 물, 흙 등)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흙으로 만들어진 땅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 조그마한 동네 땅과 산에 내 할아버지 할머니와 선조들이 흙으로 돌아가셨고

그 흙먹고 자란 그 흙에서 난 소산물(쌀, 채소, 과일, 나무)로 내가 성장했으니

그 산물속에는 나를 끌어당기는 자석같은 어떤 인자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 것이다.

결국 대대로 내려온 내 고향의 흙 성분속에는 나의 부모와 조상이 있고 나도 그 일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손을 낳는다면 나또한 여기에 묻힐 것이고

요즘이야 화장하고 뿌리고 하니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나를 키운 고향의 토양은 나의 유전자와 무관하지 않았다.

혈연때문에 받은 유전자 말고도 환경에서 받은 유전자도 있는 듯했다.

따라서 흙이란 단순히 땅을 구성하는 하나의 환경인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몸(육체)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임도 분명한 것같다.

어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병인을 조사해보았을 때 그 지역 사람들만 잘 걸리는 특정 병이 있고

그 병원(원인)이 어떤 성분의 결핍에 기인하는 풍토병이 있다. 이 경우를 봐도 토양과 사람의 관계가 단순히 환경과

사람의 관계 이상의 어떤 것 즉 유전적인 요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풍토병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 빠진 영양요소를 찾아내 섭취하게 하는 것으로 낫게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먹거리때문에 고민이 많다.

식단의 상당량이 중국산이고, 상당량은 인체에 좋지 않은 화학물질(농약같은)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상당량의 식단이 인스턴트나 바다 건너 해외의 농수산물로 채워진다. (주로 밀가루와 과일류) 

양식의 고민은 이것 말고도 유통에서도 발생한다. 옛날에는 제철에 나는 산물을 자기가 재배하여 먹었지만 지금은 유통을 통해 일정기간이 지난 제품이나 가공된 식품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유통이 나쁘고 고랫적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 각자 생산해서 각자  먹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제철에 나는 산물을 먹으면 낫기는 할 것같다는 일반론 적인 얘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필요에 의해 유통을 넘어 국제 무역이 일반화 되어있고 또 이런 무역덕분에 우리에게 없는 산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채산성의 문제로 인해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식품조차도 더 싸게 생산하고 공급하는 곳의 것을 가져옵니다.

변화된 경제생산활동에 따르는 현실적인 필요와 불가피한 측면입니다.

또 이 속에는 외교의 문제도 있습니다. FTA니 식량주권이니 머니 하는 것이 그런 것 들입니다.

국가는 주권을 가지고 국민은 이 주권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지구촌이니 세계화니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월드와이드 글로벌 경제시대를 살고 있기때문입니다

이속엔 국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이란 이름하에 진행되는 것이 FTA로 알고 있습니다. 무한경쟁이죠. 몇 몇 선진국은 잉여농산물이 넘쳐남니다. 부족한 나라에 싸게 팔면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와 나라와 공정무역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그 나라의 경제활동력이 뒷바침 되어야 가능합니다. 이웃과 친구도 서로 비슷하거나 대등할 때 맺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렇치 않으면 실리를 따지는 냉정한 국제관계에서는 의존하고 종속되기 십상입니다.

(종속되면 물가를 위협하는 석유와 같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하나 더 안고 살아야 하니 물가 불안요인이 증가하겠죠)

경제를 얘기할 때 자원과 물가를 많이 얘기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살기 힘들죠. 자원이 적은 우리나라는 원자재가격상승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농수산물의 경제적 타산만으로 식량정책을 추진하면 우리경제가 직면하게될 물가상승의 위험(리스크)은 증가할 것입니다. 언제 농산물 원자재가격이 상승할 지 알 수가 없기때문입니다.

때문에 생산되지 않거나 적게 생산되는 석유와 같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식량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도 자급하는 자립체제가 좋은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공정무역의 이름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어도 우리 맘대로 생산할 수 없는 국제적 규정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수입품보다 비싸게 생산된 제품이 시장에서 도태되도록 나둘 수 밖에 없습니다. (지원하면 공정무역 위반이니까요.) FTA가 체결되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전 경제를 잘 모르기에 FTA에 대해선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반대론자도 아닙니다. 그러나

무식한 제 소견으로는 먹는 것 만은 이 국제관계, 세계화의 물결속에서도 예외로 지켜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건강이 달린 문제이기때문입니다. 제가 식품의약국에 있는 것도 식품영양 전문가는 아니지만

먹거리는 신선할 수록 좋다는 상식이 있기때문입니다. 우리의 식단에 맨 바다건너온  깡통과 수입품만 넘쳐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흙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흙이가지고 있는 과거와의 연속성, 나를 잉태한 조상,

그 속에 녹아있는 단절되지 않고 내려오는 제사와 성묘같은 전통문화의 의미, 선조들에 대한 애틋함 따위 잡생각을 하다보니

좃도 모르는 FTA까지 나오고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는지 하여간 횡성수설이네

 

언젠가 성수동 월드컵 공원옆에 흐르는 실개천에 핀 꽃과 수 많은 풀을 보고 생각했다.

공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에 또 얘기가 어디로 샐랑가 개천물 흘러 흘러 바다로 가고 태평양건너 인도양 턴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여기서 그만.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