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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 ‘매맞은 신혼’ 베트남 새댁 숨져 - 경향신문

pudalz 2010. 7. 13. 02:49

 

 

한국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매맞은 신혼’ 베트남 새댁 7일 만에 숨져

 부산 |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ㆍ남편 정신질환 모른채 시집온 스무살 베트남 새댁
ㆍ‘매맞은 신혼’ 7일 만에 숨져… 결혼업체 상혼 도마

지난 2월7일, 꿈 많던 베트남 처녀 ㅌ씨(20)는 호찌민에서 생면부지의 한국인 남자 장모씨(46)를 만났다.

국제결혼회사를 통해서였다. 결혼은 곧바로 성사됐다. 남편감이 나이가 많은 게 흠이었지만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한국이라면 모든 걸 감수할 수 있었다. 열흘 뒤인 17일, 둘은 식을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신부는 결혼수속을 밟으려고 호찌민에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간 남편은 4월24일 처가 식구들과 인사를 올리기 위해 베트남을 찾은 게 고작이었다.

 

지난 7월1일, 모든 수속을 마친 신부는 드디어 한국땅을 밟았다. 아는 한국말이라고는 ‘오빠’라는 단어와 간단한 인사말뿐이었다. 이역만리 한국땅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남편뿐이었다.

하지만 ㅌ씨가 그렇게 믿었던 남편은 정신질환자였다. 남편 장씨는 2005년부터 ‘환청이 들린다’면서 주변 사람들을 폭행하는 등 무려 57차례나 입원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었다. 처가를 다녀온 뒤에도 며칠씩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결혼한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결혼 직전부터는 약도 먹지 않았다. 그랬으니 남편의 병력을 알 턱이 없었다.

8일 오후 7시25분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내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던 남편 장씨가 갑자기 돌변했다.

아내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린 뒤 흉기로 찔렀다.

소박한 ‘코리안 드림’을 그리며 한국땅을 밟은 20살 새댁은 그렇게 일주일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변하고 말았다.

장씨는 범행 후 집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경찰 지구대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장씨를 설득해 지구대로 오게 한 뒤 붙잡았다. ㅌ씨의 얼굴과 몸에는 무자비하게 구타당한 흔적이 선명했다.

장씨는 “귀신이 자꾸 아내를 죽이라고 하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횡설수설했다. 장씨의 어머니(71)는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가 우울증을 앓더니 정신병에 걸렸다”면서 “며느리를 딱 한 번 봤는데, 둘이 잘살기를 바랐는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주한 베트남 영사관은 ㅌ씨의 여권번호를 토대로 베트남의 가족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돈만 내면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국제결혼을 시켜주는 결혼업체의 관행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결혼업체의 잘못된 상혼이 이 같은 비극을 불렀다”면서 “국제결혼업체가 장씨와 ㅌ씨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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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도봉구에 사는 걱정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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