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또 거짓말"…좌초지점 설명 동영상 발견 - 미디어오늘

"군 또 거짓말"…좌초지점 설명 동영상 발견

미디어오늘 | 입력 2010.05.17 17:00

 

 

KBS < 특보 > 에 "최초 좌초지점은…" 해군 관계자 육성도 나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천안함 침몰원인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조사단의 발표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 직후 해군이 실종자 가족에게 '최초 좌초'라고 표기된 해도를 설명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하는 동영상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동영상은 KBS가 당시 뉴스특보에서 내보냈던 것으로 해도를 들고 설명하는 모 관계자의 "좌초지점은…수심이"라는 목소리도 희미하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초좌초라고 표기된 해도의 존재여부, 존재시 실제 최초 사고가 좌초였는지 여부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점에서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17일 KBS가 천안함 사고 직후인 지난 3월27일 저녁 6시50분부터 방송한 < 뉴스특보 > 첫뉴스 '중상자 국군수도병원서 치료중'( http://news.kbs.co.kr/all/2010/03/27/2070683.html )이라는 리포트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해군이 실종자가족들을 대상으로 사고경위를 설명하는 영상이 나온다. 특히 기자가 "정하사와 신하사의 가족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라고 멘트하고 있는 사이에 희미한 현장음이 들린다. 제복으로 보이는 점퍼차림(양쪽 가슴에 흰 표찰도 보임)의 한 관계자가 해도를 들고 사고상황을 설명하면서 "좌초지점은…수심이"라고 말하는 목소리이다. 또한 2함대 소속 해군 대령이 실종자들에게 추가 설명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는 리포트 시작 1분15초부터 35초 사이의 영상이다.

	▲ 지난 3월27일 저녁 방송된 KBS < 뉴스특보 > 첫 리포트.

신상철 합조단 민간위원은 해도를 들고 설명하는 관계자의 신원에 대해 "복장을 봤을 때 현역 위관급 장교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사고 발생 다음날 오후 해군이 사고상황과 관련해 최초좌초가 있었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박형준 천안함 유가족 대표의 증언(KBS < 추적60분 > )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해군 관계자는 지난 5일 방송된 KBS < 추적60분 >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해군에서 구조 탐색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그 해도를 당시 (해군 부사관 출신의) 실종자 가족 한 분께서 뺏으셔서 자신이 판단했을 때 아마 '이렇게 됐을 것이다' 하고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누구에게 듣고 최초 좌초지역 표시를 했다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한 바 없다고 한다"고 밝혀 '최초 좌초'가 표기된 해도의 신빙성이 없음을 강조했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미 (그 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그 다음날 다 철회했다"며 "이미 다 정리된 것을 왜 자꾸 다시 끄집어내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한 바 있다.

	▲ 지난 3월27일 저녁 방송된 KBS < 뉴스특보 > 첫 리포트. 모 관계자가 해도를 들고 실종자 가족에게 설명하는 모습.

	▲ 지난 3월27일 저녁 방송된 KBS < 뉴스특보 > 첫 리포트. 모 관계자가 해도상에 손가락을 대며 상황 설명을 하는 모습.

하지만 당일 KBS < 뉴스특보 > 리포트 영상에서의 '좌초지점' 언급은 그 자리에서 분명히 좌초된 상황에 대해 실종자 가족과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동영상은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 '문순C네'( http://blog.daum.net/moonsoonc )에 올린 글을 통해 가장 먼저 발견해 의문을 제기했다.

신상철 민간위원은 17일 "해군이 현재 구조를 위한 위치 등을 설명하는 장면이며, '좌초지점, 수심' 등의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해군이 직접 작전상황도를 들고 좌초상황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동영상"이라며 "사고발생 시각부터 좌표 위치 등 군이 거짓말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3월27일 저녁 방송된 KBS < 뉴스특보 > 첫 리포트. 해군 대령이 실종자 가족에게 상황 설명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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