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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MB 시대 정치자금 조·중·동으로? -시사인

pudalz 2009. 10. 2. 01:40

보도에는 한계가 있다. 알아서 참조만(흥미위주는 넘어가고)...그림과 사진의 선택이 예술이다.
MB 시대 정치자금 조·중·동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간다. 한 공직자는 ‘태평성대’라 했다. 이는 정부에 잘 보여 방송에 진출하려는 언론의 공이 크다. 특히 종합편성 채널 두 개를 놓고 조·중·동이 막후에서 벌이는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106호] 2009년 09월 21일 (월) 13:15:25 주진우 기자 ace@sisain.co.kr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고공비행’ 중이다. 최근 지지도 조사에서는 50%가 넘기도 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직후 지지율은 10% 정도.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와 미디어법 진통을 딛고 그래프 곡선이 상승세를 타는 것은 놀라운 반전이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기를 얻고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신문을 보면 그야말로 태평성대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데는 언론의 구실이 크다고 지적하는 이가 많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송 3사가 이명박 대통령 ‘띄워주기 보도’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월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남대문시장을 방문하자, 방송 3사 뉴스는 대통령이 왕만두와 꿀타래를 사먹고, 손녀에게 줄 한복과 무화과를 사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후에는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와 기획재정부의 물가정책이 연달아 전파를 탔다. 9월4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가 장애인 일터에서 일하는 장면을 비추었다. 이 대통령의 실용 행보를 분석하거나 비판하는 뉴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우일 그림

정권과 가까운 입장에 있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은 정부에 충성 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정부 대변인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청문회 대상의 문제점이 이번처럼 관대하게 넘어간 적도 없었다. 조·중·동의 시선은 지난 7월 미디어법 통과 전인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참여정부 시절 조선일보는

“사소한 불법이나 도덕성에 상처받는 사안이 불거지면 자진해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직을 맡겠다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인격 수양은 돼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 조선일보는 “도덕성 검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후보자의 업무 능력과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다”라고 적었다. 공직을 맡기에 부적절한 치부는 당시보다 더 심해졌지만 외면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참여정부 시절 위장전입, 어물쩍 못 넘어간다”라고 했으나,

최근에는 “흠 없는 사람 찾기 어렵다”라며 돌변했다.

 

동아일보는 9월14일자 사설에서 “도덕성에 매몰돼 국정수행 능력이나 자질 같은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썼다.

참여정부 시절 동아일보는 “약간의 흠도 공직을 맡기에는 무겁다”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등 미디어 전문지는 조·중·동의 이중적 잣대를 비난했다.

미디어법 통과 후 ‘태평성대’

언론은 정부와 밀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디어법 이후 정부와 언론은 달콤한 밀월 관계다. 10여 년 동안 이렇게 기사 걱정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언론이 나서서 정부를 방어하고, 나팔수를 자처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전문 채널 등에 진출하고자 하는 언론의 계산이 담겨 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매일경제·한국일보·CBS·YTN·연합뉴스·국민일보 등 수많은 언론사가 방송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미디어 빅뱅 시대다.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언론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편성 채널 두 개를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노리는 조·중·동의 혈투가 가장 치열하다. 조·중·동 가운데 한 곳이 종합편성 채널 진출에 실패한다면 그 신문사는 곧바로 조·중·동의 카르텔에서 제외된다. 신뢰도는 말할 것도 없고 영향력 추락과도 직결된다. 세 회사 모두 대규모 방송기획단을 꾸려 총력전에 나섰다. 첫 번째 결투는 돈을 두고 벌어졌다. 종합편성 채널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으로 3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이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신문사는 없다. 설령 자본이 충분하다고 해도 언론사가 자신의 돈을 들여서 사업한 전례는 거의 없다.

   
지난 7월22일 여야의 난투극 속에서 미디어 관련법이 통과되었다(위).
대기업 및 은행과의 제휴가 절박한 실정이다. 그러나 대기업과 은행은 모두 발을 빼는 분위기다. 4대 그룹의 한 홍보 담당 임원은 “돈을 낸다고 해도 경영권 확보가 안 되고 주주권 행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방송에 나서봤자 실익이 없다. 무엇보다 재벌 방송이라는 국민 반감을 극복해야 하는데, 잃는 게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10대 기업의 한 임원은 “전 언론에서 방송 참여를 타진하는데, 우리는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한 신문에 100억원을 투자하면, 다른 두 곳에도 상응하는 액수를 주어야 하니 손실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다른 10대 기업의 고위 간부는 “투자를 요청하던 언론사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1~2%라도 참여해달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방송 진출을 가장 오랫동안 준비한 곳은 중앙일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하는 것은 홍석현 회장의 오래된 꿈이다. 한 언론계 원로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집무실에는 1980년 동양방송(TBC)을 군부에게 빼앗긴 날의 사진이 걸려 있다. 방송 진입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홍 회장의 의지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A금융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는 이야기가 언론계에 유력하게 떠돈다. 하지만 중앙일보와 A회사 모두 언급을 피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재력이 튼튼한 중견 기업 위주로 전략적 제휴를 모색했다. 중앙일보는 2006년 8월부터 ‘파워! 중견기업’ 코너를 지면에 연재했다. 2009년 4월부터는 ‘파이팅 강소기업’을 연재 중이다. 중앙일보 방송사업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투자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42개 계열사에 케이블 채널을 운영했고, 드라마 제작사도 운영하고 있다. 보도 기능을 준다면 당장 며칠 내 방송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9월15일 오전 편집국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홍석현 회장은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한 중앙일보 관계자의 말이다. “조선·동아에서 중앙이 돈이 없다고 음해하고 다니는데 돈 문제는 걱정 마라. 내가 재산세를 이건희·정몽구 회장보다 많이 낸다. 현금 1500억원은 지금 당장이라도 조달할 수 있다.”

조·중·동과 손잡을 기업은?


조선일보는 지난 8월10일 ‘방송진출기획단’을 꾸리고 본격 경쟁에 나섰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방송에 관해서는 조선이 후발 주자다. 중앙은 15년, 동아는 1년, 조선은 몇 달을 준비했다. 중앙·동아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일보 기자는 “조선은 다른 신문사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자본이 탄탄하다. 동아와 중앙보다 우리와 손잡으려는 기업체가 많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9일 1인 시위를 벌이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신문발전위원회 신학림 위원(오른쪽).
조선일보는 B은행과 투자 협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때문에 경쟁지 국내 컨소시엄 팀장이 전화를 걸어 항의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B은행은 대학생을 모아 일본 속 한민족사 탐방 연수를 보내는 사업을 함께 해왔다. 이 은행 한 관계자는 “방송 진출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가 끝났다. 사내방송은 수준급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실험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방송팀 관계자는 “내가 아는 바는 없다.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서 공식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대기업 C와의 전략적 제휴가 점쳐진다. C그룹 관계자는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방송단 간부들이 수개월 동안 지방을 돌아다니며 중견 기업의 투자도 마무리지었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기업을 나중에 경쟁지가 작업하다가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8월21일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은 영국 BBC 월드와이드 존 스미스 사장과 만나 다각적인 제휴를 논의했다. 동아일보의 한 관계자는 “김재호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재정적인 준비는 모두 끝마쳤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몸을 사린다. 그러나 조·중·동은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정부의 종합편성 채널(종편) 밀어주기가 조·중·동 밀어주기로 인식되면서 기업체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방송 진출 사업자를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모든 걸 지원하겠으며, 거기에는 세제 지원이나 채널 지정 문제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하루는 정부에서 종편에 참여하라고 눈치 주고, 또 하루는 방통위에서 통신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지적한다. 정부 정책 하나에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모른다고 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한 10대 기업 홍보 담당 임원은 “조·중·동이 신문이 아니라 정부의 한 권력기관으로 보인다. 조·중·동의 제의를 업무 제휴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 업계 사람들끼리는 조·중·동에 정치자금을 내는 시대라는 이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돈이 종합편성 채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조·중·동이 돈 때문에 사업을 못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모두 자기자본 30%, 중견 기업 컨소시엄 30%, 개인투자자 등 후원 그룹 30%, 외국 투자 10% 등으로 비슷한 재무 그래프를 그려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승부는 로비에서 갈린다


결국 승부는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쓰느냐와 정부에 대한 로비를 어떻게 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친정인 동아일보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조선일보 한 관계자는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동아일보 출신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업계 영향력 1위인 조선을 빼놓으면 특혜 시비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한 고위 관계자는 회의석상에서 “결국 승부는 돈과는 다른 문제다. 조선에는 영향력에서 밀리고 동아에는 로비력에서 밀리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방송진출기획단 단장에 최시중·이동관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인 변용식 편집인을 임명했다. 장윤택 전 KBS 제작본부장을 방송사업 자문역으로 영입하는 등 방송계 인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선일보 출신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허리 디스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점이 조선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중앙일보는 방송사 사장으로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영입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김 회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을 지낸 실력자이다. 경기고 동문인 홍 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다.

동아일보는 표정을 관리하는 기색이 보인다. 방송팀 한 고위 관계자는 “독배를 꿀잔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 시설비와 인건비를 줄여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산이 섰다”라고 말했다.

출처 : 도봉구에 사는 걱정 많은 사람들
글쓴이 : puda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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