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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경향] 파울로 프레이리-희망의 교육학

pudalz 2008. 11. 5. 09:30

[책읽는 경향]경기·인천에서-희망의 교육학
입력: 2008년 10월 27일 18:12:18
 
희망을 말하는 것이 두려운 시절입니다. 거짓된 희망보다는 진실한 절망에서 출발하자고 스스로 되뇔 때마다 과연 나의 절망은 희망보다 진실한지 반문해 봅니다. 아시아의 희망, 민주화와 산업화를 모범적으로 성취한 대한민국 시민으로 살아가지만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우리는 민주화 10년의 경험과 자존심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남보다 더 잘 먹고 잘 살자는 약육강식의 논리 앞에서 공동체적 이상과 양심은 발붙일 곳이 없습니다.

과거 우리는 광야에서 신을 발견했지만 신을 죽였고, 계몽을 통해 이성을 깨쳤지만 근대를 거치며 이성을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한때 역사가 우리를 심판하리라 했지만 역사의 발전은 더이상 없다며 진보의 시계를 멈춰 버렸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위기는 자본주의 바깥을 상상할 수 있는 어떤 신념체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류에게 ‘오늘’이 아닌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모럴(moral)이 사라졌다는 것이 당장의 경제위기보다 더 큰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답답한 마음이 들 때마다 펼쳐보게 되는 책이 파울로 프레이리의 <희망의 교육학>(아침이슬)입니다. 말년의 저작인 이 책은 그가 평생 민중교육자로 살아오면서 체험하고 느낀 성찰을 담은 수필집입니다. 그는 “피억압자의 해방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해방을 추구하는 존재로서, 해방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함으로써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같은 비판적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한줌의 희망’이라 말합니다. “민중이 자신의 언어로 억압자의 세계와 다른 차원의 세계를 상상하도록 하는 것!”

<전성원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출판사 책소개

교육의 궁극적 목표를 인간 해방으로 본 20세기 대표적 교육사상가 파울로 프레이리의 근작. 말년의 프레이리가 자신의 삶과 실천, 사상을 돌아보며 쓴 자전적인 글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 변호사라는 기득권을 때려치우고 민중운동에 뛰어든 이야기, 그리고 망명 이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농민, 노동자, 혁명가, 정치가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교육사상을 끊임없이 검증받고 실천적인 모색을 한 그의 삶이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연대순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전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프레이리의 개인사보다는 그의 교육사상과 실천의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의 교육사상의 집약인 "페다고지"의 탄생 과정, 그리고 그 책에 쏟아진 많은 비판에 대한 반성과 해명, 정립되었던 이론의 보충과 확장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는 이 책은 "페다고지"의 의미를 현재에 되살리고, 그 이론을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프레이리 삶이 농축된 투쟁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저자소개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
교육의 궁극적 목표를 인간해방으로 보고 이·를 실천한 20세기 대표적 사상가이다. 저개발국인 브라질 레시페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이 굶주림과 투쟁하는 데 일생을 바치겠다고 결심, 문맹퇴치 교육을 통해 전세계의 피억압 민중이 스스로 사회적·, 정치적 자각을 얻을 수 있도록 힘썼다. 프레이리는 종래의 교육을 은행에 비유해, 교사는 '그릇된 정보'를 적립하고 학생은 그런 교육체계에서 그저 정보를 주워담는 수동적 위치에만 머물러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 대안으로 프레이리는 교사와 학생의 대화를 유발하는 '해방의 교육'을 주창했으며, 학생은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상황에 도전해야 한다고 믿었다.

1950년대에는 농민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농민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과 생각을 이용해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독자적인 교육방법을 개발하였다. 이런 방법으로, 당시 그가 가르치던 학생들은 단 30시간만 교육을 받고서도 글을 깨우치게 되었다.
1963년 브라질 국립문맹퇴치 프로그램의 책임을 맡아 활동하던 프레이리는, 1964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자 체제전복 혐의로 투옥되었다. 석방된 후 망명객으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문맹퇴치 프로그램의 입안을 돕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는 등, 그는 교육사상의 실천을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1979년 브라질로 돌아와 좌익 노동자당에 참가했으며, 1988년부터 상파울루 시 교육비서관을 지내다가 몇 년 뒤 사임하고 교육 분야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20여 편의 책을 썼다. 1997년 5월, 상파울루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가 쓴 《페다고지》(Pedagogy do oprimido, 1970)는 제3세계 젊은이들의 필독서로 꼽혔으며, 그가 만든 '의식화', '은행저금식 교육', '문제제기식 교육' 등의 개념은 우리 교육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역자 교육문화연구회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거나 학위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교육의 문화적 패턴에 관심을 갖고 우리 사회의 교육문화를 주제로 조사연구, 책 읽기, 세미나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연구회 활동의 결과물로 《청년의 사회사》,《신문의 교육론 비판》등이 있고 역서로 《프레이리의 교사론》등이 있다.

이훈도 경상북도 도교육청 장학사
김부태《한국학력사회론』》저자, 경북대 직업능력개발 센터
손종현 경북대학교 교육학 강사
조세형 다문초등학교 교사, 대구교대강사
이성우 상모초등학교 교사, 전교조 구미지회 초등지부장
안상헌 경북대학교, 동아대학교 강사
장홍재 명덕초등학교 교사, 경북대학교 강사
이경숙 '느티나무 배움터' 교사, 경북전문대학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