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뇌졸독거노총의 족보에 없는 설 차례상 ㅎㅎ
처음으로 이번 제사는 시장에서 사지 않고 직접 다 만들었다.
못 지낸 추석 제사까지 합쳐 한 음식 몽땅 올렸다.
상차림의 족보가 없다 ㅋㅋ
저에겐 어머니가 세 분 계세요 ㅎㅎ
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돌아가신 큰 어머님
저 낳아주신 친어머님
아버지와 30년 사신 어머님
혼자 제사 지낸지 12년 넘은 것 같은데
할머니 본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대강 했는데 맞다고 하시드라고요
키우고 기르시느라 고생하신 친어머님께 효도 한 번 못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셔서 참으로 오랜 세월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생각이 났어요.
어쨌던 명절 제사 덕에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의 부모님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생각엔 제사의 의미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족보에 없는 제사상을 장가도 못갔으면서 그냥 계속 지냈어요.
술은 제가 못 먹어서 사지 않고
얼마전 제일 친한 친구승래가 가져다준 차가버섯으로 우려낸 차가버섯차로
대신했어요. 옛날에 어르신들이 밥하고 물만 떠 놔도 된다고 했던 말만 기억하고 무대뽀로 제사지내요. ㅎㅎ
밤새 동태전 부친다고 씨름했더니 좀 힘들어서 한잠 자고
또 도봉산 방학능선에나 가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