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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5일 Facebook 이야기

pudalz 2012. 7. 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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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7일날 오토바이 타고 개념찬 콘서트(이 콘서트는 왜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고 오는 길에 강북구에서 동네분들과 한 잔하고 집에 들어오다가 수유역앞 도로에서 혼자 넘어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마시거나 과음하면 오토바이를 두고 오는데 뭐에 씌였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그런데 사고 순간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경찰에 접수된 바로는 혼자가다가 넘어져서 굴렀단다. 응급실에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해야 한데서 했더니 혈중알콜농도가 0.138이라 면허취소랬다. 벌금도 걱정되고 오토바이타고 먹고 사는데 먹고 살 걱정에 혈액검사를 했다. 혈액 검사 결과는 0.218이 나왔다. 오늘 북부지방법원에서 약식명령이 송달되었다. 벌금이 무려 5백 만원이다. 안 그래도 멍한 머리가 한동안 띵했다.
    사고나고 나서 사고에 대해 잊고 살았다. 생계는 막연하지만 음주를 하고 운전을 한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어 이번을 계기로 깊이 뉘우치는 차원에서 사고 경위를 밝히는 것을 잊기로(포기) 했다. 혼자 살고 상태도 나빠 알아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괜히 따져보았자 경찰관에게 밉보여 어려운 형편에 벌금만 더 받을까봐 겁도 났다. 외관은 많이 좋아졌는데 기억력도 많이 떨어졌고 얼굴 반쪽 감각이 없는 데다가 귀 위쪽이 멍해서 10일만에 초고속으로 퇴원한 후 외출할 때만 빼면 거의 잠만 잤다. 덕분에 배도 많이 나왔다. 음주상태에서 넘어져 낸 사고라 어디다가 말하기도 남사스럽다. 하여간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 병원비, 수리비, 치료비, 벌금에 회복기간까지 감안하면 거시기 되었다. 비용으로 따지면 십시일반 도와준 강북구 분들께 갚을 마음의 빛까지 생각하면 2년은 꼬박 아무일 못하고 벌어야 하는 금액이다. 벌금은 천천히 나올 거라고 해서 그나마 안심하고 집도 치우고 갱생?의 길에 접어 든 것 같은데 사고로 일도 못하고 돈도 없는데다 병원비 등 경비 감당하기도 벅찬데 뭔 벌금을 이리도 많이 때리냐. 돈을 벌어야 벌금도 낼 거 아닌가 이렇게 큰 금액을 물릴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는데 술먹고 혼자 넘어진 것에 대해 반성이 아니라 아주 죽으라고 못박는 것 같기도 하다. 사고나고 총알에 머리가 숭숭 뚤려서 죽어있는 나를 바라보는 꿈, 이불과 옷을 잃어버리는 꿈, 초췌한 부모님 꿈등 흉몽을 많이 꾸더니 그게 벌금폭탄 맞을 꿈이었나보다. 하여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사고 내지 않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혼자 살면서 막상 꽤 대형 사고를 치고보니 연락하기도 부담스럽고 만나고 관계를 맺는 모든 것이 부담이다. 사람들 걱정만 시키고 죄다.
    최근에 의사가 신경회복이 오래 걸리고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얼굴뼈가 단단한데 세곳이나 뿌러졌으니 머리에 충격이 컸을 거란다. 정작 사고가 나고 나서 한번도 몸 걱정을 해보지 않았다. 사고나는 순간부터 비용만 생각했는데 한 병실에 입원해 있던 분들도 모두 같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는 받지 않았는데도 10일동안 병원이 받은 돈은 4백 가까이 된다. 보험적용해 내가 낸 돈은 120이지만. 일년된 담당의는 농담으로 이 분은 돈 백에 수술과 입원을 다 해결했다고 한다. 의사에겐 적은 돈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겐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버는 한 달 수입이다. 자꾸 까먹고 과거의 기억이 불분명하다니까 같은 병원 신경과를 꼭 가래서 갔더니(개별진료시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왔더니 가보라고 전화가 왔다) 신경과 의사가 MRI등 정밀검사를 하던지 그냥 살던지 하라는데 내가 궁금한 것은 왜 그런지, 어떻게 생활하고 치료해야 하는가였지, 뻔만 말을 들으려고 접수한 것이 아닌데 나오고 보니 화가 났다. 종합병원이 입원해 있을 때 한꺼번에 진단을 하지 않고 안과, 치과, 신경과 다 따로 가보라고 하니 말이다. 시간에 쫓기는 의사는 환자가 환자로 보이지 않고 돈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아마 신경과 갔다 온 이후 페북도 잘 보지 않고 모두 잊고 집일부치우고 자전거타고 한가하게 쏘다녔던 거 같다. 강원도 일끝나고 잠시 쉬는 한동네 모도형이 집치우는 것을 많이 도와준다. 대충 짐자리는 잡았다.
    (몇 년 전 동일 장소에서 술먹으려고 세워두고 왔다 오토바이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집근처 동네에선 조금 마시고 타고 다녔다)
    법적으로 선처를 받을 수 있을까? 잊고 살았는데 정신이 번뜩나게 한 법원약식명령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사를 찾아 보아야겠다. 퇴원하고 면허취소 때문에 연락했을 때 초범이고 생계문제가 걸려 선처받을 희박한 여지는 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행정심판비용이 35만 원이래서 포기했었다. 사고나면 사고장소에 뿌리는 하얀색 페인트 - 음주운전의 대가- 아스팔트가 아니라 내가 그 페인트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벌금고지서에 정신이 번쩍나 예전에 찍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이제 올린다. 사고 경위를 다시 찾아봐야 할까? 병원수술비가 그나마 적게 나온 것은 골절된 뼈를 이어서 고정시키는판을 티타늄을 써서다. 요새는 녹아없어지는 수용성 판을 쓰는데 판 하나에 150만 원이나 한단다. 티타늄판은 저렴한 대신 나중에 따시 꺼내야 하거나 외관상 표시가 날 수 있고, 이물감이 있단다. 요새는 시술하지 않는단다. 의사 일인당 환자수가 너무 많고, 병원도 지나치게 수익, 영리 위주로 운영되지 않을까 싶다. 오토바이(이륜차) 책임보험은 자신과 자차가 망가졌을 때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병원에서 한 일주일가까이 반찬도 없는 맨 흰밥죽만 먹은 것 같은데 흰밥죽값이 8천원 가량 한 것 같다. 세상엔 문제가 참 많은데 문득 "잠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인가 하는 책 제목이 생각난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버거운 고민을 짊어지고 지구 위를 걷고 있겠지. 통진당은 어찌 되고 야권은 어떻게 똘똘 뭉칠 것인가? 어떤 것이 사회의제가 되어야 할까? 공평한 과세(분담) 교육 통일 언론종교개혁 사법정의. 대형교회 사학, 정수장학회같은 불로소득 세습박멸. 어떻게 ... 이딴 것 고민할 처지가 아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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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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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어이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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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형님 힘내세여- 저도 얼마전에 수술 받은거 수술비가 장난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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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힘내요 방법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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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원호: 얼릉 낫기를 빈다. 많이들 빌어주면 빨리 나을 것 같아서
    철종님: 고맙습니다.
    지은씨: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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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어찌해야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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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밖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내면에 집중하세요. 내가 바뀌면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아무쪼록 건강 관리 잘 하여 쾌차하길 멀리서나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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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도진 박종헌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