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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최초 약한 타격, 북서진후 분리" - 미디어오늘

pudalz 2010. 10. 13. 08:28

"천안함 최초 약한 타격, 북서진후 분리"

미디어오늘 | 입력 2010.10.12 17:30

 

 

언론검증위보고서 "스크루 5분전 휘어져···폭약성분은 아군 화약 가능성"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최종보고서 발표내용에 대해 사고지점, 물기둥, 휘어진 스크루, 흡착물질, 폭약성분 등 어뢰격침설을 뒷받침하는 핵심 쟁점 모두에 오류가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3단체로 구성된 천안함 조사·언론보도검증위원회(천안함 언론검증위)는 12일 천안함 종합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침몰원인이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것이었다는 정부 발표가 모순됐다며 모종의 사건 발생 이후에도 일정 시간 천안함이 기동중이었다고 밝혔다.

노종면 천안함 언론검증위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 설명회를 통해 사고 당시와 직후 천안함 상황과 관련해 사고 시각으로 알려진 3월 26일 밤 9시21분57초는 천안함이 약한 타격을 받은 시점이며, 사고직후에도 북서진하다 사고 지점 북서해상에서 함체가 분리된 뒤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노 위원은 TOD 영상에서의 방위각과 사고지점(군이 주장하는 폭발원점)에 대한 KNTDS 좌표를 분석한 결과 TOD초소에서 목격한 사고 직후 천안함의 위치가 군 당국이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사고지점(군이 발표한 폭발원점) 보다 북서 방향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당시는 매우 거센 조류가 남동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폭발 직후 기동이 중지됐다면 조류를 타고 남동 방향으로 흘러갔어야 하나, 실제 함체 분리지점은 북서쪽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어뢰에 의해 격침당했다고 주장하려면 적어도 KNTDS상의 사고 지점을 폐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뢰에 격침당했다는 주장은 천안함의 북서진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노 위원은 강조했다.





▲ 노종면 천안함 언론검증위 위원이 12일 천안함 정부발표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이밖에도 스크루가 휘어진 이유가 폭발에 의한 순간적인 관성이라는 합조단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노 위원은 시뮬레이션 상의 회전 방향과 실제 회전 방향이 다르다는 점에서 모순된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스크루가 휘어진 시점에 대해 검증위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기 5분 전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 근거로 노 위원은 CCTV 화면상 21시17분까지는 특이 동향이 없었다는 점을 정황으로 제시했다.

흡착물질의 성분과 관련해 검증위는 양판석 캐나타 매니토바대 교수에게 함미·함수·연돌 등 선체와 어뢰잔해물에 붙은 흡착물질의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합착물질의 주요 원소는 알루미늄과 황(S), 염소로 확인됐으며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Al4(OH)10(SO4)4H2O)라는 물질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결과는 그동안 흡착물질의 성분인 것으로 추정됐던 수산화알루미늄, 보에마이트, 산화알루미늄은 포함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양판석 교수는 기존에 분석해온 방식에 전자현미분석(EMP)과 레이저라만(Laser Raman) 분관문석, 주사전자현미경(SEM) 관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노 위원은 전했다.

특히 노 위원은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어뢰, 기뢰, 폭뢰에서는 황(S) 성분이 포함돼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바스알루미나이트라는 물질은 상온 또는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이므로 폭발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검증위는 합조단이 천안함에서 검출됐다고 주장한 폭약성분이 오히려 북한 또는 구 소련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아군 또는 미군의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노종면 천안함 언론검증위 위원이 12일 천안함 정부발표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천안함 선체와 어뢰잔해물에서 나온 흡착물질 시료들. 이치열 기자

검증위는 "천안함이 HMX(28개소 527.91ng), RDX(6개소 70.59ng), TNT(2개소 11.7ng)가 혼합된 폭약이 들어있는 수중무기에 피격"됐다는 정부보고서(121쪽) 내용을 들어 가장 많이 검출된 HMX 성분은 미국에서 베크만 방식으로 화약을 제조할 때 일부 들어있으며, 한국에서는 어뢰 B(HMX만으로 구성)와 유도탄 B의 주요 성분으로 쓰인다는 것이 보고서에 기재돼 있다고 전했다. 검증위는 "HMX가 미국에서 제조하는 폭약이며 아군 어뢰 등에 장착돼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천안함 사건 원인이 아군 내부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정부 발표의 보고서의 핵심근거들이 모순돼있다는 것을 상당부분 밝혀냄으로써 천안함 사건의 사실관계가 총체적으로 재규명돼야 함을 확인해준다며 다시 한번 국정조사 등을 통한 진실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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