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뉴스/천안함

“수중폭발이었다면 승무원들은 총알처럼 튕겨져나갔을 것” -한겨레

pudalz 2010. 9. 22. 00:28

 

“수중폭발이었다면 승무원들은 총알처럼 튕겨져나갔을 것”
신영식 교수 “사망자들이 받았을 중력가속도 100G”
나사 실험에선 18G 이상이면 머리 안정성 확보 못해
생존자 50명이 경상자라는 국방부 최종 발표 의문
하니Only 김도성 피디 메일보내기 이용인 기자기자블로그
천안함을 침몰시킬 정도의 거대한 수중 폭발이 발생했다면 승조원들이 ‘총알처럼 날아가’ 지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천안함 생존자들의 부상이 비교적 크지 않고, 사망 장병의 최종 사인도 모두 폭발 충격이 아닌 ‘익사’로 추정되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천안함이 과연 국방부 발표대로 강력한 수중 폭발에 따라 침몰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다큐] 심층 리포트, ‘천안암 사건’ 5대 미스터리

 

국방부는 13일 발표에서 생존자 58명 가운데 경상자가 50명이며, 중상자는 8명이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중경상자들이 열상(부딪혀서 찢어지는 상처), 타박상,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며, “천안함 사건에서 발생한 환자는 충격 및 압력파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증거가 된다”는 신영식 카이스트 교수의 말을 전했다. 신 교수는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28년간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카이스트 해양시스템공학부에서 연구와 강의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수중 폭발 전문가로 합조단 자문위원 구실을 했다.

그러나 신영식 교수는 최근 <한겨레>와의 수차례에 걸친 대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승조원들이 공중에 붕 떠 있지는 않고 의자에 앉아 있든 서 있든 선체에 달려 있는 (철로 된) 구조물에 접해 있다가 충격을 받았다”며 “의자에 앉아 있다가 충격을 받으면 이 사람이 총알같이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면 충격을 더 많이 받았겠다’는 질문에 “누워 있으면 전체가 튀잖냐. 그러니까 (충격파가) 부딪히는 면적이 크다”며 “거기에 맞아서 떨어지고 죽고 하는 것이 그래서 그렇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음향(파)이 철을 따라가는 속도가 물에서의 속도보다 5배 내지 6배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중 폭발 때 발생한 충격파가 선체에 닿으면 물속에서보다 이동 속도가 오히려 증폭돼, 승조원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신 교수는 “(천안함 침몰로) 죽은 사람(장병)들이 얼마만큼 중력가속도(G)를 받았을지는 계산은 안 했지만, 과거 경험으로 추측컨대 100G 정도”라며 “(중력가속도가) 더 이상 높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G’는 중력가속도의 단위로, 100G는 사람이나 물체가 떨어질 때 받는 충격(1G)보다 100배나 큰 힘이 승조원들한테 작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타워형 놀이기구의 경우에도 승객이 올라갈 때 느끼는 무게감은 2.5~4G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신 교수는 천안함 생존자의 부상이 경미한 편이고, 사망 장병의 사인도 모두 ‘익사’라고 지적하자, “수중 폭발을 200% 확신한다”며 “직접 본 적이 없다. 사람에 대한 것은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신 교수 이외에도 수중 폭발을 연구한 국내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최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실험한 기준 값에 근거한 데이터를 보면, 사람이 18G와 50G 이상의 하중을 받을 경우 각각 머리와 척추의 인체 보호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며 “100G는 너무 큰 값이라 (승조원들이 받을 충격은) 상상에 맡겨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폭발 충격의 영향에 대해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천안함을 단숨에 두쪽으로 갈라놓을 정도의 폭발이 있었음에도 사건 발생 13일 만인 지난 4월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 선 천안함 생존자들의 모습은 큰 부상 없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또 국방부가 최문순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4월15일 함미, 23일 연돌, 24일 자이로실에서 수습된 사망 장병 40구의 주검을 검안한 뒤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황상 익사로 추정된다’는 종합소견을 내놓았다.

김도성 이용인 기자 kdspd@hani.co.kr

 


핫이슈 : 천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