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40대 우발 범행, 평균치 웃돌아
여름철·심야·단독주택서 최고조
'묻지마 살인' 뚜렷…초범 늘어
강아무개(46·서울 영등포구)씨는 100만원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말다툼을 벌이다 90대 노파와 그의 아들을 숨지게 했다. 구아무개(40·전남 순천)씨는 길을 가다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며 내연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정아무개(41·경남 양산)씨는 전셋집을 보러 왔다며 접근한 뒤 강도로 돌변해 돈을 빼앗고 연쇄 살인을 저질렀다.
모두 지난달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들이다. 특별한 원한 없이 금전적 목적이나 치정 탓에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다. 문제는 이들 사건이 반증하듯 40대의 살인범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 "위기의 40대"
10일 경찰청의 '2004~2008년 살인범죄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이 기간 40대 살인범죄의 비중은 34.7%로 직전 5년(1999~2003년)에 비해 9.8%포인트 늘었다. 10년 전(2008년 기준)인 99년만해도 40대의 살인범죄 비중은 22%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사회·경제적 변화에서 찾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경찰행정학)는 "40대의 경우 조기퇴직·실직 등 생활상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내면에 감춰져 있던 폭력성이 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40대 살인범죄의 절반 가까이는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심각하다. 이 기간 40대 살인범죄 가운데 '우발적' 살인의 비중은 46.4%로 전체 살인범죄 중 우발적 범죄의 비중(39.9%)을 웃돌았다. 지난달 90대 노파와 아들을 살해한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모자가 돈이 있는 척하며 무시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내연녀 살해사건'에서도 피의자 구씨는 길을 가다 마주친 피해자가 아는 체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충동적인 범행을 했다.
박형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40대에 접어들어 갑작스럽게 삶의 좌절에 직면해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40대들 가운데 자신을 보듬어줄 울타리가 없는 경우 엉뚱한 곳에서 우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여름철·심야·단독주택' 조심 경찰청의 살인범죄 통계분석 자료를 보면 월별로는 8월이 545건(10%)으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고 7월(541건·9.9%)과 9월(510건·9.3%)이 그 뒤를 이어, 여름철에 살인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겨울철 살인사건 발생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월이 351건(6.4%)으로 가장 낮았고 12월 366건(6.7%), 1월 372건(6.8%) 차례였다. 시간별로는 심야(0~4시) 25.7%, 밤(20~24시) 24.6%, 오후(12~18시) 18.3%, 오전(7~12시) 14.5%, 새벽(4~7시) 8.8%, 초저녁(18~20시) 8.1% 순이었다.
장소별로는 단독주택이 27.5%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연립이 16%를 차지해, 43.5%가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이어 길거리(노상) 21%, 유흥접객업소 7.3% 순이었다. 범행 동기별로는 '우발적'이 39.9%로 가장 높아, 직전 5년 30.2%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반면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살인은 10.2%에서 8%로, '보복성' 살인은 9.4%에서 6.1%로 줄어드는 등 '이유 있는' 살인은 대부분 감소했다. 요일별로는 목요일(14.6%)이 가장 높고, 월요일(13.7%)이 가장 낮았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하는 살인범죄의 특징은 뚜렷한 범죄 목적 없이 생활상의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우발적 사건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범죄 기술이 없는 초범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살인범죄 가운데 초범의 비율은 36.9%로 직전 5년 평균 28.5%에 견주어 크게 늘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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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다 약자, 만만한 사람에게 쌓였던 굴욕을 자신도 모르게 폭팔한다.
성품에 기인하기 보다 사회적 구조에 기인한다.
화는 빈자, 약자에게 전가되는 특성이 있다.
인간사이에 끼어있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그것 없이는 살 수가 없는 미디어,
사회가 거대해질수록, 복잡해질수록, 미디어의 역활이 커질수록,
미디어권력이 커질수록, 사회는 암울해진다. 미디어는 미디어로서
사회적 장치로 다리로 길로 문으로 기능해야지 절대권력이 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막는 길은 기자의 양심과 인간 개개인의 천부인권적 미디어주권(소통권) 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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