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설 프로 ‘시사360’ 첫방송서 ‘미네르바 죽이기’
한겨레 | 기사입력 2008.11.19 20:11 | 최종수정 2008.11.19 23:11
[한겨레] '경제불안 조장' 정부주장 주로 전해
"정권 여론통제에 동조" 비판 잇달아
MBC뉴스는 '미네르바 옹호' 대조적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쟁이 방송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정부는 미네르바의 입을 막고, 일부 방송은 정부의 '미네르바 죽이기'에 입을 맞추는 형국이다.
발단은 17일 방영된 < 한국방송 > (KBS) '시사360'의 '미네르바 신드롬, 왜'에서 비롯됐다. '시사투나잇' 후속 프로그램으로 신설된 '시사360'은 미네르바에 대한 편파보도 논란으로 첫 방송에서부터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시사360'은 기획재정부 관계자와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의 말을 따 '미네르바가 근거 없는 비판으로 경제불안을 조장한다'는 정부 쪽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미네르바가 한국은행과 아이엠에프(IMF)의 달러 스와프를 예측했다"는 오보도 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다음 아고라와 '시사360' 게시판에 편파보도를 성토하는 글을 올려 항의했다. '시사360'의 인터뷰에 응해 미네르바를 긍정 평가했던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도 18일 "아예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후회한다"며 프로그램을 간접 비판했다.
반면 < 문화방송 > (MBC)의 신경민 앵커는 18일 '뉴스데스크' 말미에서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인다"고 발언해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았다. 미네르바도 같은 날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에프알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스와프를 말한 적은 있어도 아이엠에프 스와프를 하라고 (했다고) 왜곡한 건 보기 껄끄러웠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미네르바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날카롭게 분석해 누리꾼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이끌어냈고,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을 선두로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히는가 하면, 수사당국이 신원 파악에 나서며 그의 입을 막는 데 골몰해 왔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사360'이 일개 인터넷 논객의 입까지 막으려고 하는 정부의 여론통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경제상황 악화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왜곡된 의제 설정에 동조했다"며 "결국 방송이 정권의 여론통제 시도를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엔지오(NGO)학과 교수는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면서까지 비판여론을 사전진압하겠다는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며 "그 일차 타깃이 미네르바"라고 지적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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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여론통제에 동조" 비판 잇달아
MBC뉴스는 '미네르바 옹호' 대조적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쟁이 방송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정부는 미네르바의 입을 막고, 일부 방송은 정부의 '미네르바 죽이기'에 입을 맞추는 형국이다.
발단은 17일 방영된 < 한국방송 > (KBS) '시사360'의 '미네르바 신드롬, 왜'에서 비롯됐다. '시사투나잇' 후속 프로그램으로 신설된 '시사360'은 미네르바에 대한 편파보도 논란으로 첫 방송에서부터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시사360'은 기획재정부 관계자와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의 말을 따 '미네르바가 근거 없는 비판으로 경제불안을 조장한다'는 정부 쪽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미네르바가 한국은행과 아이엠에프(IMF)의 달러 스와프를 예측했다"는 오보도 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다음 아고라와 '시사360' 게시판에 편파보도를 성토하는 글을 올려 항의했다. '시사360'의 인터뷰에 응해 미네르바를 긍정 평가했던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도 18일 "아예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후회한다"며 프로그램을 간접 비판했다.
반면 < 문화방송 > (MBC)의 신경민 앵커는 18일 '뉴스데스크' 말미에서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인다"고 발언해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았다. 미네르바도 같은 날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에프알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스와프를 말한 적은 있어도 아이엠에프 스와프를 하라고 (했다고) 왜곡한 건 보기 껄끄러웠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미네르바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날카롭게 분석해 누리꾼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이끌어냈고,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을 선두로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히는가 하면, 수사당국이 신원 파악에 나서며 그의 입을 막는 데 골몰해 왔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사360'이 일개 인터넷 논객의 입까지 막으려고 하는 정부의 여론통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경제상황 악화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왜곡된 의제 설정에 동조했다"며 "결국 방송이 정권의 여론통제 시도를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엔지오(NGO)학과 교수는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면서까지 비판여론을 사전진압하겠다는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며 "그 일차 타깃이 미네르바"라고 지적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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