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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촛불집회 생중계’ 괘씸죄 논란-한겨례

pudalz 2008. 6. 20. 10:25
‘촛불집회 생중계’ 괘씸죄 논란
나우콤 문용식씨 구속 싸고 누리꾼 반발
법조계 일부 “방조범 아닌 공범처벌 무리”
한겨레 고제규 기자 구본권 기자
정치보복인가? 오비이락인가?

 최근 촛불시위를 생중계하며 누리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모은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가 16일 구속된 것을 두고 나우콤과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나우콤은 “문 대표를 구속한 것은 촛불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된 아프리카 방송과 무관하지 않다”며 “정치적인 숨은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도 나우콤 등을 고소한 한국영화인협회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거나,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표적수사 중단하라”는 글을 남기며 반발했다. 촛불시위의 진원지인 다음 <아고라>에는 ‘문 대표를 석방하라‘는 글이 하루 종일 쇄도했다. 한 누리꾼(아이디 똑바로살자)은 “(이명박 정권이) 공영방송에 이어 인터넷 방송까지 장악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야당과 광우병 대책위원회도 문 대표 구속에 대해 비판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촛불집회를 생중계한 회사의 대표를 구속한 것은 정권 차원의 사이버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네티즌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광우병 대책위원회도 “검찰이 왜 하필 이 시기에 문 대표를 구속했는지 그 의도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저작권 침해 사안에서는 불구속 수사가 일반적 관행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우콤 대표에 대한 구속은 정치 탄압이며, 확산되는 촛불시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문 사장은 피디박스의 운영과 관련해 구속한 것이며, 아프리카는 애초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저작권법 위반 수사도 촛불집회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도 검찰이 문 대표 등을 저작권 침해의 ‘공범’으로 보고 구속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인터넷 저작권 관련 전문 변호사는 “자체 필터링 조처를 취한 업체 대표까지 영화 파일을 불법으로 올린 ‘업로더’와 공범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에 비출 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세 차례에 걸쳐 5년여간 수감생활을 했고, 90년대 들어 나우콤을 창업해 성공한 벤처기업인이라는 평을 들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