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목요일
망설이고 꾸물대다 그냥 하루가 갔다.
불안하고 끔찍하고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는 홍철이 카톡을 받기 전에
이불이 더 좋은 것으로 교체되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 내 집을 치워주려고 하는 꿈이었다.
부침개를 부쳤는데 볼이 애들하고 있다고 돌래서 5장 구워 가져갔다가
노용우 아저씨 한장 이용욱 이장님 한 장 나눠줬다.
고추를 넣었더니 애들이 매워 먹지 못했다고 했다. 맛없는 것 억지로 먹을까 걱정했더니
다행히 맛있다고 했다.
초저녁에 자고 jtbc뉴스보다가
자정에 깨어 아침 8시 넘어까지 11번가 땡처리제품을 고르고 보았다.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정말 꼭 필요한 것들은 아니었다.
결국 주문하지 않았다. 싸서 사면 돈 버는 느낌에 요새는 매일 고르고
매일 한 두가지씩 최저가제품을 주문한다.
동사무소에서 쌀과 김치가 나올때가 되었는데 통 소식이 없다.
추수끝나면 쌀이 나올 것 같아서 잡곡만 사고 쌀을 사지 않았는데
땡처리로 10킬로 1만 2천원에 나온 햅쌀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몹시 갈등이다.
심지어 오대쌀이 2만 원대다.
11월 11일 금요일
끔직한 현실과 마주하다.
점심 때 일어나 밥을 먹고
의료급여연장초과로 선택의원지정하는 것에 대해
문의를 해보았다.
아주 많이 초과되어 있었다. 600일이 넘는다고 했다.
내년까지 선택한 의원에서 의뢰서를 받아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복약은 모두 하루로 계산된다고 했다. 인제대비뇨기과약을 일년 넘게 복약한 것이 원인이다.
비뇨기과 약을 최대한 빨리 끊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상담해주신 분은 한의원을
가는 횟수를 줄이라고 했다. 동네 일반의원에 가야 의뢰서를 잘 써준다고 했다.
내가 다니는 곳은 모두 2차 병원이라 선택의원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전, 강북삼성, 백병원 갈 때 의뢰서를 받아 가야한다.
몹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다. 까짓거 하면 되지 하지
한의원가서 말씀드렸다. 한의원에서도 자주가는 동네일반의원을 지정하는 것이 좋기는 한데
내가 다니는 곳이 없으니 한의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의료급여와 생활급여가 떨어진 상황을 생각하니 끔찍했다.
산재재판 처리를 위해 박도헌 노무사에게 전화를 두 번 했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사건 번호를 알기 위해 관련 서류를 보았다.
보니 안에 진료기록 마트측에서 제출한 기록 등 모두 있었다.
마트에서 제출한 진술을 보니 순간 낙담이 되고 스트레스가 밀려왔지만
그런 세상을 처음보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도 살라고 그토록 매정하게
한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든 말든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니
조금 나았다.
마트에서 이토록 악랄하게 거짓말을 하는데 산재를 받기는 정말 어렵겠구나 하는 절망이 들었다.
수취날짜를 보니 이 서류를 받은 것은 벌써 2년이나 되었다. 아 그동안 뭘했나 싶고 지금도
뭘해야할지 모르는데 급여도 떨어지고 장애판정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휩쓸리다 가는 것인가 생각하니 암담하다.
이 답답합 이 혼란함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뭘부터 정리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는 사이 집안은 발디딜틈이 없어진다. 오직 씽크대와 테이블만 치우고 어지르길 반복한다.
왜 운동을 하지 않나?
3일째 목욕을 하지 않앗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목욕도 하지 않게 된다.
내일은 집회에 나간다. 그 전에 배추와 무우 뒤처리를 했으면 좋겠다.
무말랭이 썰어서 건조시키고 배추는 겉저리를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양념을 혼자 만들어보지 못했다.
전엔 카톡으로 볼이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