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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를 받치는 힘, ‘아샤’ - 블로터닷넷

pudalz 2013. 1. 14. 14:49

 

노키아를 받치는 힘, ‘아샤’

| 2013.01.14

 

노키아의 보급형 휴대폰인 아샤(Asha)가 고급형 스마트폰인 루미아보다 2배 가량 많이 팔리고 있다. 올씽즈디지털은 노키아가 2012년 4분기에 930만대의 아샤폰을 판매했고 루미아는 440만대 판매됐다고 밝혔다.

아샤는 3분기에도 650만대를 판매했는데, 한 분기만에 50% 가량 성장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노키아의 전략 무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 글로벌 휴대폰 판매량 1위를 내주고 사옥까지 매각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딱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심비안은 윈도우폰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팔리던 스마트폰 플랫폼이었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등장에 맥을 추지 못했다.

하지만 노키아의 경쟁 전략은 삼성전자와 다르다. 삼성은 갤럭시를 비롯한 고급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삼성이 시장 1위를 차지한 데에는 고성능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있다. 노키아는 윈도우폰으로 방향을 바꾼 이후 아직은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2~3%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19.2%로, 22.9%를 차지한 삼성전자에 그리 많이 뒤지지 않는다. 이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저가폰에 있다. 여전히 노키아의 경쟁력은 보급형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아샤가 그 역할을 해주는 제품이다. 요즘 분위기로는 피처폰 범주 안에 들어가는 제품이지만 스마트폰에서 즐겨 쓰는 기능들을 집어넣고 앱 설치나 웹브라우징도 된다. 그런데도 가격은 100달러 안팎이다.

아샤에는 ‘시리즈 40′이라는 운영체제가 들어간다. 노키아가 직접 개발해 스마트폰부터 피처폰까지 운영했던 심비안 기반의 보급형 OS로 자리잡았다. 기능은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중간 정도로 볼 수 있다. 애초 그리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운영체제가 아닌 만큼 1GHz 프로세서로 충분한 성능을 내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응용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다. 제품에 따라 ‘앵그리버드’나 EA의 게임들을 집어넣어 판매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많이 쓰는 무료 메시지 서비스인 ‘왓츠앱’ 메신저도 기본으로 넣어서 판매된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간단한 웹서핑, 게임을 즐기는 정도의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을 아주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제품 종류도 꽤 많다. 블랙베리처럼 쿼티 자판을 넣기도 하고 풀터치 스크린을 가진 제품을 내놓는 등 다양하다. 멀티태스킹이 안 되고 카메라 성능이 썩 좋지는 않지만 보급형 시장에서 필요한 기능들만 넣어 싸게 공급하는 것은 커다란 경쟁력이다.

아샤는 인도, 동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시장들은 GSM 시절부터 노키아의 입김이 가장 셌던 시장들이기도 하다. 중국이 빠졌는데 중국 시장은 저가형 안드로이드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노키아가 뛰어들 전략 시장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보급형 위주의 판매가 언제까지고 노키아에게 강점이 될 지 확신할 수 없다. 신흥 시장들에게 당장은 좋지만 그 시장에도 아주 싼 안드로이드가 진입하고 있다. 다채로운 앱들이 마련돼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응하기에 아샤는 기능적으로 부족하고, 루미아는 비싸다. 그렇다고 노키아에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저가 시장을 단단히 쥐고 있는 노키아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윈도우폰의 제품군을 다양하게 갖추고 시장의 요구사항을 갖춰 아샤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전략이 이어진다면 신흥 시장에서부터 경쟁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노키아도, 마이크로소프트도 갈 길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