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눈밭 위한 76만5천볼트 고압선의 비극
[왜냐면] 당신들의 나라 / 박성대
97살 노모를 두고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댕겨야 했던 한 농부가
살았던 여기, 영남알프스 산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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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에 10억~20억 하는 당신들의 궁전, 그 부동산 시세가 조금만 이상해도 당신들은 벌떼처럼 들고일어난다. 임대아파트나 장애인 시설 하나 근처에 온다는 소문이 나돌기만 해도 당신들은 길을 막고 결사항전을 외친다. 그런데 왜 고작 평당 10만원 이쪽저쪽인 우리들의 코 묻은 자산, 총연장 90㎞에 폭 수백m에 이르는 이 넓디넓은 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하루아침에 ‘담보 설정 불가’ 등급으로 폭락해야 하는가?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에 잡히는 저 거대한 불빛 덩어리는 바로 당신들이 쌓아올린 성채이다. 휘황한 조명이 꺼지지 않는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거나, 쓸데없이 길거리 나뭇가지에까지 전등옷을 입혀놓거나, 전기로 만들어낸 인공눈밭 스키장에서 맘껏 뒹굴고 노는 당신들의 나라 겨울 풍경이다. 그런데 왜 우리가 이 한겨울 산비탈을 날마다 네 발로 기어오르며 버려진 산짐승처럼 울부짖어야 하는가?
정작 사주한 자들은 멀찍이서 팔짱을 낀 채 낄낄대고만 있다. 고소장으로 겁을 주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만 아들 같고 동생 같은 용역들에게 멱살을 잡혀야 하는가? ‘새롭게 달라졌노라’고 호언장담하는 경찰들의 눈앞에서 발길에 걷어채거나, 여성 성직자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듣고 치를 떨어야 하는가?
국책사업, 국책사업 하지 마라. 차라리 솔직하게 ‘전쟁’이라고 말하라. 죄라곤 손바닥이 곰발바닥이 되도록 일만 해온 죄, 한평생 농사지어온 죄밖에 없는 우리들의 비명을 그따위 알량한 말 한마디로 틀어막을 수는 없다.
97살 노모를 두고 마침내 휘발유를 끼얹은 온몸에 스스로 라이터 불을 댕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한 농부가 살았던 여기 경남 밀양 영남알프스 산자락의 농촌마을. 여기도 ‘서민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영토임이 분명한가? 아니면 중국 속 티베트인가? 말깨나 한다는 사람들은 죄다 선거판으로 몰려가버린 지금, 우리는 너무 춥고 아프다.
박성대 경남 밀양시 내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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