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9일 오전 03:08
나는 꿈쩍거리기를 싫어하고 있다.
종일 씻을까 말까 갈등하다가 하루를 보냈다.
점심때 일어나 밥을 먹고 씻을까 하다가
산책을 하고 씻으려고 나왔다.
산책나왔다가 한의원까지 둘레길로 걸어갔다.
변덕으로. 원래 방학능선에 갔다오려고 했는데.
한의원 갔다올때 기분이 좋았다.
오는 중에 멧돼지떼를 두 번이나 보았다.
처음에는 영락기도원 가는 길로 나가기 전에
3마리 새끼가 내 앞으로 돌아서 뛰어갔고
두번째는 통일원 내려갈 때 비탈에서 큰 엄마를 따라 새끼 3마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모두 지척이었다. 배가 고픈가보다. 새끼들을 데리고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것을 보니.
의자에서 쉬며 현미녹차를 마셨는데 조금만 더 오래 마셨다면 의자에서 마주칠뻔 했다.
집에와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고 또 에이스 과자를 잔뜩 먹었다.
안 되겠다 싶어 우이마트에 가 에이스 2상자 비비고 탕 3봉지 사왔다.
보슬비가 뿌렸다.
누워서 뉴스를 보다가
새벽 2시에 목욕을 했다.
오랜만에 씼어 때가 많이 나왔지만
다리와 몸통만 씼고 팔은 때를 벗기지 않았다.
나는 변화가 없다. 집은 난장판이고
마트에 가는 것 한의원에 가는 것 그리고
뉴스보는 것 목욕하는 것 말고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봄이 되어 텃밭을 하면 텃밭에 왔다갔다 하는 것밖에 없다.
집을 정리 못하면 죽는다.
언젠가는 이사를 가야하고
이삿짐을 쌀 수 있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팔다리에 힘은 없고 머리는 나쁜데
수급자가 떨어지면 그야말로 비참해진다.
정신을 차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저항을 해야 한다.
저항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집안 정리를 해야 한다.
짐을 하나하나 줄여나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말은 싶지만 현실은 어렵다.
버리기엔 하나도 모두 아깝다.
판단 미스는 일상이다.
오늘도 목요일인줄 알고 한의원에 가다보니 수요일이었다.
어제는 열쇠를 가지고 가지 않아 담 너머 들어왔다.
생활은 목표가 없다. 늘 되는대로 산다.
오직 먹는 것만 밝힌다. 냄새도 못 맡으면서.
녹차와 커피 허브향을 맡을 수 있으면 삶의 즐거움이 커질 텐데.
왼쪽 어깨는 지인통증의원에서 주사맞기 전보다 더 나빠졌다.
주사맞고 한동안은 좋았는데 이제 더 딱딱 거리고 움직일 때 더 통증이 있다.
강선생님이 권선생님과 담주에 만나자고 햇다.
강선생님 영어참고서를 골라드려야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한의원에 오고가며 듣고 따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