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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1일 오전 11:45

pudalz 2014. 11. 21. 12:12

자기 전에 불안해서 승래에게 내일 전화해보라고 문자를 보냈다.
자려는데 계속 통증이 심장을 압박했다. 이대로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승래와 홍도미 선생에게 혹시 내일 전화 한번 해보라고 했다.
아침에 승래 전화를 받았을 땐 좀 괜찬았는데 조금 있으니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수유역에 있는 송도약국에 가서 처방받은 약을 조제하고 왔다.
송도약국이 멀어서 동네약국에 갈까하다 1년 넘게 이용했으니까
무릎보호대를 하나 공짜로 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갔다.
한 번 가면 여러 달치의 약을 조제하는데 약값 총액이 상당히 많아서
혹시 부탁하면 들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안 된다고 하면 그냥 집근처 약국에서 처방받으려고 했는데
무릎이 시려서 그러니 혹시 무릎보호대 하나 줄 수 있냐고 부탁하니까
저쪽에 앉아 있으래서 기다렸는데 약만주고
안 된다고 했다. 안 된다고 했으면 그냥 동네약국에서
조제했을 텐데 시간만 버리고 괜히갔다 싶었다.
가기 전에 미리 전화로 조제하면
무릎보호대 하나 줄래요 물어보고 가는 것도 현명했는데
직접 보고 부탁드리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갔다.
공짜를 원하면 결과가 나쁘다. 부끄러워진다.

가난해지니까 체면이고 염치고 없어지고 공짜를 바란다.
가격을 깍거나 공것을 바라면 돌아오는 반응은 오히려 가격이 비싸지거나
공연히 말했다는 후회만 남는다.
처음에 송도약국에 간 이유는 멀지만 약봉투에
조제약을 인쇄해주기 때문에 갔었다. 봉투에
조제약의 복약안내가 인쇄되어 나온다. 일반약국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 홍도미선생님은
문자를 확인하지 못하셨는지 가고 있냐고
갈 거냐고 아침에 전화주셨다.

이 비싼 약을 약값없이 먹을 수 있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사라졌다.

가난이 이렇게 만든다.

집 좀 치우자.
그래도 뒤를 부탁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아침에 승래가 전화주었고
승래에게 전화를 받았는지 세발이형도
병원에 가보라고 전화를 했다.
고맙고 위안이 되었다.

죽지도 않고 뇌졸증이 재발하거나
더 악화된 상태가 되면
돈도 못 벌고 돈도 없는데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병원에 전화를 해볼까

해보고 갈까 망설여진다.

그냥 좀더 지켜볼까

 

전에 쓰러졌을 때 심장이

엄청 아팠다. 다리에 힘이 없어

똑바로 걷기도 힘들었는데

오토바이까지 타니

오토바이 중심을 못 잡아서

계속 무릎을 찌었다.

그래서

무릎이 나간 거라 병원에

있을 때 생각했다.

무릎이 왜 퇴행성관절염인지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다.

결과가 퇴행성관절염 상태라고만

말한다.  마트에서

무거운 것 들고 배달하려면

무척 건강해야 한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니

10흘 쯤 후 갈비뼈가 골절되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쓰러질 때의 가슴통증은

갈비뼈골절통증이었는가

뇌졸통증이었는가 알 수 있으면 좋은데

의사와 나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위치에 있지 않다.

의사는 돈버는 기계이자 신이다. 감히 함부로 다가가거나 말 불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진료비를 내었을 때 잠시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의사가 친구일 때는 아무것이나 물어도 된다.

 

창희가 한 밤중에 전화를 걸었다.

내가 국민학교 때 운동을 엄청나게 잘했던 이야기를

한 시간 가까이 나에게 했다.

병원에 있을 때 내가 얼마만큼 운동능력이 뛰어났는지

의사에게 말해줬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의사는 퇴원하면 친구도 사귀고 그러랬다.

의사는 나를 꺼린다. 병원 원무과에서 처음부터

그 환자를 받지 말라는 연락을 했기 때문이다.

의사가 나에게 물었다 원무과에서 받지 말라는데

병원과 무슨 관계냐고?

나는 왜 이런 처지에 빠졌을까?

한전병원 파업에 연루된것이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한다. 그냥

해고된 아줌마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우리사회는

노조의 노동삼권 행사에 대해선

가차없다. 이 면에선 미개하고 잔인하다.

해고의 문제를 편견없이 사업주와 고용하는 사람의 고충이

각각 무엇인지 서로의 속심정을 솔직하게

모두 이해해보려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는 없나?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고용된 사람에게 피해만

주게 되어있다고 생각해야 하나? 한쪽에선 이렇게만 주장하는

사람들이고 한쪽에선 떼쓰는 사람들이라고 한다.